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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화되는 實驗의 방향한국춤모임 ‘짓’ '90 창작춤판<일회용 시대, 짓!짓!짓> 1990. 3. 20 ~ 26
강 이 문(무용평론가)
일주일에 걸쳐 공연된 ‘짓’ 춤판(3월20일～26일 부산가마골소극장)은 기십명의 관객으로 둘러싸인 열평내외의 바닥공간에서 연기자와 관객이 한덩어리가 되어 열기를 뿜어낸 모처럼 접한 청량제적 공연이었다.
86년 동아대 출신 무용인들이 金垠利교수의 지도 아래 출범한 이래 대소공연 8회 좌담회 2회 강습회 2회 워크샾 1회 연구지 발간 3회의 실적을 쌓는 등 꾸준한 노력의 연속으로 재부(在釜)대학 출신 한국무용 모임으로서는 단연 선두주자로서의 자리를 착실히 굳혀가고 있다. 그간의 공연을 통해 나타난 것은 여러 가지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외형적인 규모에서 차츰 내밀성 있는 작업경향으로 옮겨가면서 회원 각자의 잠재된 능력 계발에 중점을 두고 늘 항상 신선함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져 가고 있다.
「일회용 시대」(배정현 작)는 오늘을 사는 젊은이의 날카로운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형식은 모던 댄스의 기법을 인용하고 한명의 남성과 두명의 여성과의 삼각적인 애정유희를 통해서 사고나 관념이 날로 물화(物化)되어 가는 서글픈 인간들의 병든 모습을 아픈 마음으로 고발하고 있다. 이 작품의 상징적 풍경은 조각난 파편들을 주워 이은 두 개의 거울이며 여기에 자조하는 웃음소리 회한의 신음소리등은 표현과 전달에 선명함을 더해주었다.
「짓!짓!짓」(김은희 작)은 깔끔하게 다듬어진 투명한 작품이다. 사실적인 내용은 없지만 한국춤에 대한 애정이 학구적인 실험성에 의해 신선한 감각을 발산했다. 무대안 상수에 작은 계단이 있고 이어져 하수벽에 둥그런 톱니바퀴가 걸려있는 배경 1장에서는 발과 상체와 팔의 움직임을 각기 확대하고 서로 다른 움직임의 어울림등 한국춤 기법의 새로운 천착을 시도했고 2장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성격의 움직임을 하나로 조화시키기까지의 과정을 기지있게 다루었으며 3장에서는 세사람의 성격다른 춤들이 어울려 서로를 강화하면서 하나의 중심을 향해 변증법적 공간을 형성하였다. 이것은 우리의 전통연희가 이어온 최대의 특성이다. 여기에 정중동의 내재율과 즉흥성을 살리면서 온몸을 던져 추는 엑시타시 속에서 우러나오는 열기와 환상성이 족히 관객을 끌어 들여 일체감을 갖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 작품에서는 춤과 미술과 음악이 혼연일체의 조화를 이루었으며 결정적인 힘으로 가세한 것은 특색있는 음악(김인수, 신혜영, 김대영)이었다.
(1990년 5월호 「춤」)
일회용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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