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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서울무용제제12회 서울무용제 <랑겔한스섬...가문날의 꿈> 1990. 10. 15 ~ 16
김 영 태 (무용평론가)
李炯基의 시 「랑겔한스섬...가문날의 꿈」은 비가(悲歌)이다. 난세에 백성들은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떠돈다. 정신적 황폐화가 가문날에 비유된다. 그러나 꿈이 있기 때문에 그 절망풍경 속에는 빛이 들고, 그 빛은 내일을 언약한다. 이형기의 시는 「징깽맨이의 편지」이후 꽤 많이 무용화가 되었다.
李潤澤이 대본을 쓴 것도 이윤택이 추구하는(춤이나 연극쪽) 메시지 전달의 당위성이 집히기도 한다. 金垠利가 안무한 이 작품은(15?16일) 대본에 의한 고딕 활자(강조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金垠利는 구원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그보다 앞서 대 위에서 가뭄을 이겨내는 金恩姬의 암팡진 연기와 춤이 있지만 마치 모녀(母女)처럼 그들은 불길한 쇠종소리에 밧줄을 붙들고 필사적으로 견딘다. 랑겔한스섬은 어디인가. 그곳은 목마른 대지, 저주의 땅이다. 시인이 점찍은 그 가상도에는 자궁의 이미지로써 어머니가 있다.
김은이는 어머니의 장본인이다. 어머니는 끝내 메마른 대지 속에 묻힌다. 「랑겔한스섬...가문날의 꿈」에서 김효선의 무대미술은 고무호수를 부착한 척박한 땅의 조형(조명에 의해 어떤 부위는 피처럼 따뜻한)이 마치 발레 무대막을 연상시켰다. 김미경, 배정현이 주축이 되었지만 ‘짓’ 무용단의 일사분란한 동력은 이 비가의 마름질을 하는데 기여했다. X-레이 투시기속 역광에서 시작되는, 혹은 검은비에도 젖지 않는 김은이의 춤, 그것은 붙임의 대지 위의 젖줄 같다.
(1990년 12월호「춤」)
랑겔한스섬...가문날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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