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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춤모임 '짓' '91 창작품판한국춤모임 ‘짓’ '91 창작춤판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유다의 선택> 1991. 4. 10 ~ 16
김 영 태 (무용평론가)
4월 16일 부산의 도레미센터 소극장에서 끝난 한국춤모임 ‘짓’의 '91 창작춤판(일주일간)은 지난해 공간사랑에서 선보였던 김미경의 「유다의 선택」의 리바이벌외에도 ‘짓’의 중추멤버인 정말숙의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황지우 詩)가 보여졌다. 젊은 춤꾼 김미경의 「유다의 선택」은 김미경, 배정현, 김기표와의 3인무로서 다양한 움직임의 패턴, 잘짜인 음악으로 해서 5인 이상의 군무로서 충분히 확대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초연때 있었던 배정현의 차분한 성장도 볼 수 있었고, 신인 김기표의 등장도 기록해 둘만했다.
김미경보다 위인 정말숙의 춤은 박은정, 전경아와의 3인무로서 안정감있고 생동감 나는 춤동작, 그리고 춤동작에 무엇하나 더 얹어 감정이 덩어리채로 전해오는 힘이 있었다. 김미경의 춤이 춤짓과 재치의 편집이고 나열이었다면 정말숙의 춤은 성숙한 유기적인 느낌을 주었던 것이다.
겨울의 침잠된 기운, 봄의 활기찬 기운, 그것으로 이동을 그리려한 이 춤은 죽비, 호리존트로 해서 나무둥치, 음악에 있어 징의 사용을 시도하면서 장면마다의 변화와 분위기 조성을 노렸다. 가령 후반부 봄의 장면에서 회전 등 뒤틀리는 무형이 지배했다. 중간의 정말숙의 솔로는 비교적 튼튼한 사지를 이용, 팔의 뻗침, 뒤틈의 몸짓이 두드러졌다.
그런 점에서 일단 3인무는 창작춤의 수준으로 봐서는 별 떨어지지는 않는 춤이었고, 어떤 측면 더 안정되어 있고 은근하며 역동적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안무자는 각 장면에 맞는 효과적인 메타포(단순 춤동작이 아닌 상징적 이미지를 전해주는 동작이나 소도구를 이용한 의미의 전달등)를 발견치 못해 수준있는 춤의 질(質)이 안무자가 의도하고 있는 바를 충분히 전해주지는 못한 것 같다.
장면에 맞는 객관적 상징성 혹은 메타포의 발견이 곁들여진다면 정말숙의 춤작업은 이미 확보된 춤의 질 위에서 입체적이고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안일웅의 음악, 김성만의 의상도 이번의 경우에는 다소 단조로왔다.
(1991년 6월호「춤」)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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