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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硏究모임의 가시적 성과한국춤모임 ‘짓’ '91 창작춤판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유다의 선택> 1991. 4. 10 ~ 16
강 이 문 (무용평론가)
「짓」은 올 들어 3월초에 정월대보름맞이 야외공연을 부산 용두산 공원과 해운대 송림공원에서 베풀어 향토시민의 뜨거운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이번(4월 10일～16일 도레미문화센터)에는 두 개의 창작에 의한 공연을 가졌다.
이들은 86년에 동아대 무용과 출신들에 의해 창립된 이래 김은이 교수의 지도 아래 순조로운 성장을 거듭해 오는 부산 차세대 무용의 한가단 실세를 형성하는 유력한 집단이다.
이번 공연은 80여명 수용의 소극장에서 1일 2회, 일주일 14회의 공연을 가지면서도 매번 정열을 불태워 그칠 줄 모르는 진지함으로 하여 매번 만장의 성황이었다. 이들은 새 생명이 움트는 소생의 계절에 영혼의 싱그러운 몸짓으로 꿈이 시들고 삶이 찌들어 가는 회색빛 항간에 꽃망울 향기인양 신선하고 생기로움을 일깨워줬다.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안무 정말숙, 출연 황지인외 2명)는 추상표현적 수법에 의한 서정적 민중춤을 지향했다. 감정의 소야함을 안으로 여과시키면서 은은한 색상으로 다가서는 미명의 풍경화마냥 매정과 인고, 외로움과 자각, 그리고 소망과 체온으로 감싸면서 스스로의 토양에 굳건히 뿌리박고 봄을 피우려는 염원과 의지가 담겨있다. 마치 겨울에 죽고 봄에 소생하는 디오니소스신(神)에게 바치는 고대 그리스 농노들의 비원 같은 울림이 깔려있었다.
「유다의 선택」(안무 김미경, 출연 김미경외 2명) 이 작품은 90년도 공간 무용의 밤에서 발표한 것을 재구성한 것이다. 물신의 노예가 된 카인의 후예들에 의해 날로 조직화되고 구성적인 권세로 농단하는 우리네 한울 안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탐욕스런 유다의 몰골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네 스스로에게 경종을 울려주려는 주제의 작품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시간성에 대한 무리한 비약과 단 세사람이라는 축소된 인원으로 이중배역까지를 시도한 구성은 아무래도 관객의 이해를 어리둥절케 하는 흠이 없지 않았다. 에덴에서의 남과 여의 자연발생적?본능적 결합에서 시작된 인간사회의 흐름, 예수의 등장과 인간사회의 화평, 그리고 예수의 고뇌와 유다의 모반, 그래서 지나친 탐욕과 그것이 가져다 주는 숨막히는 허망의 반추라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경계해주는 일관된 사상을 내세우면서 무용미 형성을 위한 생명력 연소에 의한 진한 표상성은 족히 설득력으로 이어졌다.
(1991년 5월호「춤」)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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