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경제체제의 摸索)

우리는 자유, 정의, 연대를 이념으로 하는 새로운 경제체제를 모색한 다. 자유의 이념은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행위와 자율적인 기업헤게모니 그리고 그것을 통합하는 시장체제(市場體制)를 의미한다. 경제가 가체매 체에 의하여(권력헤게모니가 아니라) 통합될 때 개인의 행동이 자유로울 수 있다. 또한 기업헤게모니(경영권)가 민간인(民間人)에게 귀속되어 그 의 자율적인 행위에 맡겨질 때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정의와 평등의 이념은, 시장체제를 전제로 할 때, 이윤의 자본에 대한 귀속(歸屬)과 소 유소득의 사적(私的) 귀속을 배제(排除)하는 것이다. 그것은 소유소득의 연대화(사회화)를 의미한다. 연대의 이념는 인간의 물질적 예속(隷屬)과 경제법칙에의 예속에서 해방을 말한다. 모든 것이 시장화될 때, 인간은 물질로부터 해방될 수 없으며, 사회는 시장에 매몰된다. 따라서 연대의 이념은 시장을 제한하고 합리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사회에 대한 경제체제론의 사고방식은 자본주의가 아니면 관리사 회주의체제였다. 그러나 이러한 이분법적(二分法的)인 사고방식은 근대 의 존재론적 집합표상의 카르마이다. 우리가 이러한 카르마에서 벗어나 면 경제체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의 길을 열 수 있다. 폴라니(K.Polanyi) 는 자본주의가 모든 것을 상품화(商品化)하고 시장화(市場化)하는 시장 사회라는 것을 지적한다. 시장사회는 토지, 노동, 화폐와 같이 상품이 아닌 것도 상품으로 의제(擬制)하여 시장화한다. 그러나 시장사회는 역 사적으로 대단히 예외적(例外的)인 것이다. 토지, 노동, 화폐에 대하여 는 시장이 배제되어야 한다. 한편 노동자자주관리시장체제(勞動者自主管 理市場體制)에서는 기업의 헤게모니는 노동자 평의회에 귀속하고 이윤의 일부는 노동자에 배당되고 일부는 자본세로 사회화한다. 이것은 생산수 단의 소유의 문제가 구체적으로는 기업의 헤게모니와 이윤의 귀속으로 분리(分離)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유는 자율적인 기업헤게모니의 문제이고 평등은 이윤을 연대화하는 문제이다. 슈마하 (E.F.Schmacher)는 자본주의를 개혁하는 문제에 관하여 주식(株式)이라 는 가치매체(價値媒體)의 관점에서 접근하였다. 그의 제안은 모든 주식 회사의 주식의 반(半)을 공공기관이 소유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이윤 의 반(半)이 사회에(개인이 아니라) 귀속하고 사회평의회(社會評議會)가 이러한 사회화한 이윤을 복지적 지출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식 과 같은 가치매체가 경제체제에서 중요한 범주(範疇)라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한편 노동자자주관리체제에서나 슈마하의 구상에서는 이윤의 일 부가 연대화(사회화)하고 이러한 이윤을 배분하는 비시장적(非市場的) 기제(機制)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제까지의 논의에서 몇가지 원칙이 도출된다. 첫째, 자유를 위하여 시장체제가 유지되어야 하며 자율적인 기업헤게모니 유지되어야 한다. 둘째, 기업의 이윤과 소유소득은 연대화(사회화) 하여야 한다. 세째, 토 지, 노동, 화폐시장은 지양되어 비시장적(非市場的) 기제로 대체되어야 한다. 이것은 연대화한 소유소득을 흡수하고 배분하는 비시장적 비국가 적 기제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은 딜렘마를 야기한다. 첫째로, 이윤이 사적으로 귀속되지 않을 때 기업가가 사업을 하려는 동기를 가질 것인가. 이것은 기동(機動)의 기제(機制)의 문제이다. 둘째로, 화폐, 토지, 노동시장을 대체하는 비시장적(非市場的) 기제가 가능한가. 이제까지 자원배분의 기 제는 시장과 조직(즉 국가) 뿐이었다. 그러나 시장도 아니고 국가도 아 닌 자원배분의 기제가 가능한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딜렘마를 관통(貫通)하는 것이 가치매체이다. 가치매체는 기 동의 기제를 형성하는 매개체이며, 동시에 자원을 배분하고 경제행위를 통합하는 매개체이다. 자본주의에서는 화폐와 주식이라는 가치매체가 기 동의 기제를 형성하고 경제를 통합하는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다. 화폐는 모든 사람들의 경제적 행동의 동기를 형성한다. 주식은 자본가의 헤게모 니와 소유소득을 보장하는 장치이다. 주식은 민주적 절차를 위장(僞裝) 한 자본가의 기업헤게모니 장치이고, 동시에 광범위한 대중자본을 자본 가가 장악하는 장치이며, 자산시장을 형성함으로써 소유소득을 정당화 하는 장치이다. 그러나 자산시장은 자본주의의 불안정성의 근원이다. 주 식이라는 가치매체는 비합리적(非合理的)이며, 정당성(正當性)이 결여 (缺如)된 가치매체이다. 주식제도는 불로소득을 정당화하고, 경제전체의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치매체 적 차원에서 경제체제에 접근하는 것이다.

경제체제는 매개양식에 의해 형성된다. 자본주의는 화폐라는 가치매 체의 보편적(普遍的) 사용에 의하여 중세(中世)의 신분적 질서를 대체하 였다. 그것은 권력헤게모니(사회적 신분으로 제도화된 특권)에 의한 통 합양식(統合樣式)에서 가치매체에 의한 통합양식으로의 전환이었다. 새 로운 사회는 주식이라는 가치매체의 개혁과 화폐라는 가치매체의 합리 화(合理化)에 의하여 이루어질 수 있다. 그것은 가치매체에 의한 통합양 식을 발전시키는 것이고, 시장에 더하여 정보커뮤니케이션에 의한 통합 양식으로 사회를 진전시키는 것이다. 역사적 진보(進步)의 방향은 권력 헤게모니에서 자본헤게모니와 가치매체 헤게모니에로, 그리고 가치매체 헤게모니와 커뮤니케이션 헤게모니에로의 발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