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기동(機動)의 기제(機制)

1. 경제체제와 기동의 기제

경제체제는 인간의 실천이 출현하는 관계망이다. 따라서 경제체제에 대한 논의는 구조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인간의 실천이 출현하는 조건 과 그것을 통합하는 방식을 논의하는 것이다. 경제체제란 인간의 미시 적(微視的) 실천이 야기되는 측면과 야기된 실천이 거시적(巨視的)으로 통합되는 측면으로 규정할 수 있다. 이러한 두개의 측면은 상호의존한 다. 인간의 어떠한 실천이 야기되는가 하는 것은 그 체제가 어떠한 통 합구조를 취하고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다. 가령 시장체제에서 는 영리적(營利的)인 실천이 야기되며, 통합의 구조는 이렇게 야기된 행 동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어떠한 경제체제도 인간의 미시적 실천들이 야기(惹起)되어야 한다. 거시적인 통합계획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실천이 야기 되지 않으면 그러한 계획은 허구일 뿐이다. 반대로 개인의 미시적 실천 들이 아무리 활력있게 야기된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이 거시적으로 통합 되지 않으면 각 개인은 의도하는 목적을 이룰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리 하여 우선 각 개인의 미시적 실천을 어떻게 야기할 것인가 하는 것이 중 요한 문제이다. 인간이 어떠한 실천을 하는 것은 실천의 동기(動機)를 가지기 때문이다.

사람은 여러가지 동기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여러가지 동기 가운데 어떠한 동기는 실천으로 나타나고, 어떠한 동기는 심리적(心理的) 사실 로서 끝나고 만다. 우리는 심리적 사실로서 인간의 여러가지 동기를 일 일이 규명할 수는 없다. 그리하여 인간이 어떠한 동기를 가지게 되고, 그것이 심리적 동기만으로 끝나지 않고 실천으로 이행하는 것을 '기동 (機動)' 이라고 부른다. 기동은 인간의 많은 동기 가운데 그 사회의 통 합구조가 유인(誘引)하는 동기로서 실천을 야기하는 것이다.'기(機)'는 어떠한 존재가 과정으로 이행하는데 있어서 최초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부분을 표상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기동(機動)은 이러한 기(機)가 움직 이는(動) 것이다. 즉, 동기(動機)가 실천(實踐)으로 이행하는 것이다(上 卷 제3편 참조). 기동의 기제(機制)란 이러한 기동을 유인하는 경제체제 적 매카니즘(mechanism)이다.

2. 자본주의의 기동의 기제

경제체제의 성격은 어떠한 기제를 통하여 인간의 노동(勞動)을 야기 하는가 하는 것이다. 고대에는 노예계급의 생산노동 위에 사회가 형성 되었다. 노예의 노동을 야기시키는 기제는 직접적인 강제(强制)였으며 곁에는 항상 채찍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에 대하여 서구중세의 봉건시 대에는 토지의 소유에 결합된 세습적 신분이 결정되어 있었고, 역시 사 회적 의무로서 노동을 담당하는 신분적(身分的) 계급이 있었다. 이 노 동계급에게 경작할 토지가 주어졌으며 필요하다면 법률적으로 노동을 강 요할 수 있었다. 19세기 이전까지만 하여도 이러한 노동계급에 대하여 필요하다면 노동이 강제(强制)되고 또한 강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적 집합표상이었다. 서구 근대에 들어와 농업적 노동이 아니라 공업노동이 노동의 주요한 부분이 차지하게 되자 노동에 대한 이러한 법률적 강제는 철폐되었다. 그러나 법률적 강제 대신에 기아(飢餓)가 노동의 동기로 작용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노동을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동시에 자 신의 생존을 자신이 책임지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리하여 노동이냐 기 아냐 하는 상황이 노동의 기동기제였다. 말하자면 자본주의 하에서는 살 아남기 위해서는 노동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러나 경제를 형성하는 기동의 기제는 노동의 동기만은 아니다. 다 른 하나의 기동의 양식으로 사업(事業)에 대한 기동의 기제가 있다. 자 본주의사회에 있어서 이윤동기(利潤動機)가 바로 그것이다. 사업은 경제 적 가치를 얻기 위하여 노동을 조직(組織)하고, 상품을 생산하며, 그에 따르는 위험(危險)을 부담하는 것이다. 자본주의사회에 있어서 이윤은 이러한 사업동기를 야기시키는 기제이다. 여기에 더하여 자본주의의 경 제적 실천에는 또 다른 하나의 동기가 있다. 그것은 재산을 유지하고 증 식하며 부를 획득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실천이다. 이것은 부(富) 에 대한 동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노동에 대한 동기나 사업에 대한 동기도 모두 부에 대한 동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 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우리가 규정한 노동의 동기나 사업의 동기가 아니 면서, 부에 대한 동기라고 할 수 있는 경제적 실천들이 구분되어 나타나 며, 이러한 실천들이 경제적 행위의 중요한 내용을 형성하고 있다. 부동 산이나 주식, 채권을 구입하고 매도하고 다시 구입하는 경제행위는 노동 이나 사업과는 다른 것이다. 이것이 부(富)에 대한 동기에서 야기되는 실천이다. 금융자산(金融資産)에 대한 경제적 실천 등은 모두 부에 대한 동기에 의하여 야기되는 것이다. 그것은 실물적 생산을 통하지 않고 재 산에 의하여 재산을 증식시키는 과정을 밟는다. 이러한 부와 재산에 대 한 기동이 화폐시장(자본시장,자산시장)을 형성한다.

3.연대체제에서의 기동기제의 문제

연대경제체제는 자본주의와는 기동의 기제가 다르다. 우선 기아(飢 餓)는 노동의 동기가 아니다. 연대경제체제에서는 연대소득에 의하여 생존이 보장된다.(물론 연대소득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문제가 있지만 기아는 노동의 동기로 작용하지는 않게 된다.) 그렇다면 기아 라는 노동의 기동기제가 제거될 때 노동이 어떻게 기동(機動)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연대경제체제에 있어서 노동이 강제되거나 노 동에 대한 사회적 압력(壓力)이나 이데올로기적인 의식화가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리하여 연대체제는 여전히 자유로운 바탕 위에서 기 아라는 위협이 제거된 상태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노동의 기동기제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연대경제체제에 있어서 사업동기로서 이윤의 기동기제(機動機制) 역 시 달라진다. 화폐적(貨幣的) 이윤은 기업가에게 귀속되지 않는다. 이 윤은 3개의 부분으로 분할되어 자본세는 연대부문으로 귀속하고 일부 는 사내에 유보되며 나머지는 노동자에게 배분된다. 그리하여 기업가나 경영주체에게 귀속(歸屬)되는 이윤의 분배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 다면 기업가는 화폐로 표상되는 이윤이 자신에게 귀속하지 않을 경우에 도 여전히 사업을 추진하고 유지하며 발전시키려 할 것인가 하는 문 제가 제기된다. 물론 중소규모의 개인기업에 있어서는 여전히 자본주의 적 이윤동기가 그대로 인정된다. 그러나 경제의 중심을 형성하는 연대 기업에 있어서는 화폐적 이윤은 기업가에게 귀속되지 않으며, 이윤을 취득하는 자본가(資本家)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경우에 사업의 기동기제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하는 것이 우리의 문제이다.

마찬가지로 연대경제체제에 있어서 재산이나 부(富)에 대한 기동의 기제도 변화된다. 다양한 소유소득(所有所得)은 개인에게 귀속되지 않 고 폐지되거나 아니면 연대부문에 귀속된다. 연대경제체제에 있어서 인 정되는 부의 중심적 형태는 화폐매체의 저축과 연대매체의 축적이다. 물론 개인기업수준에서의 자본주의적 재산과 부의 축적은 가능한 것이 지만, 그것은 전체경제에 있어서 중요한 비중(比重)이 되지 못한다. 연 대경제체제에 있어서 기본적 생존의 문제는 연대소득에 의하여 보장된 다. 이러한 체제하에서 인간의 재산과 부에 대한 태도는 어떠할 것이며 그 기동기제는 어떠한 것인가. 연대매체의 축적에 대한 동기가 자본주 의에서의 부에 대한 동기를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우리의 문제 이다.

4. 가치매체와 기동의 기제

가치매체는 기동의 기제에 대하여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가치매체 는 인간이 기동하는 목적을 포괄적(包括的)으로 부여하고, 인간이 기동 하는 형식(形式)을 규정한다. 자본주의에서는 화폐(貨幣)가 보편적(普 遍的) 가치를 가진다. 노동자는 화폐를 얻기 위하여 노동한다. 기업가 도 화폐를 얻기 위하여 사업을 한다. 자산시장에 참여하여 재산을 불리 려는 사람도 화폐를 얻기 위하여 노력한다. 그리하여 가치매체는 모든 기동의 기제를 하나의 보편적 목적과 방식으로 통합한다. 노동자가 기 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화폐를 얻는 것이다. 사업가가 사업에 성공한 다는 것도 더 많은 화폐를 얻는 것이다. 사업가가 심혈을 기울여 노동 자를 조직(組織)하고 품질이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직접적(直接的)인 이유는 그 제품으로 인간의 삶과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사 업의 직접적인 목적은 더 많은 화폐수입을 얻기 위해서이다. 재산(財 産)을 가지고 그것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자산시장에 투자를 하고 예상 에 따라 자산형태(資産形態)를 바꾸는 이유도, 그것을 통하여 화폐를 증가시키기 위해서이다. 이처럼 가치매체는 인간 실천의 목적과 방식을 단순화하여 기동의 기제를 통합한다. 그리하여 자본주의의 기동의 기제 란 바로 화폐를 획득하려는 것이다.

가치매체(價値媒體)의 이러한 기능은 그것이 인간이 추구하는 모든 가치를 포괄하는 보편적(普遍的) 가치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빵이나 옷 이나 주택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화폐를 추구한다. 화폐는 그러한 물질들에 대한 욕망을 표상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인간은 물질에 대한 욕망과는 별개로 화폐자체에 대한 욕망을 가진다. 물질들 에 대한 욕망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욕망이라면, 화폐에 대한 욕망은 그 모든 것들을 포괄하는 일반화되고 보편화된 욕망이다. 그리하여 화 폐는 구체적인 물질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또 하나의 새로운 가치(價 値)이다. 그 가치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이다. 모든 구체적인 상 품들은 이러한 화폐와의 관계에서 규정된다. 화폐는 모든 상품들을 관 계(關係) 속에 위치시키며 그리하여 모든 상품들을 규정(規定)한다.1) 구체적인 상품들에 대한 욕망이 화폐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화폐에 대한 욕망이 구체적인 상품들을 규정한다. 이 점이 가치매체의 독특(獨 特)한 성격이다. 화폐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사람들은 구체적인 물질들에 대한 구체적인 욕망만 가지게 된다. 그러나 화폐가 일반적으 로 사용되면 사람들은 추상적(抽象的)이고 보편적인 욕망을 가지게 되 며, 물질들에 대한 구체적인 욕망이 이것에 의하여 규정되는 것이다.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에 대한 욕망이 일체의 기동의 기제를 통합하는 이유이다. 그리하여 자본주의에서 모든 사람들의 욕망과 행동 은 지극히 단순화된다.2)

이것이 가치매체(價値媒體)가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다. 가치 매체는 개개인의 다양한 욕망과 수많은 상품들에 대한 구체적인 욕망을 하나의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욕망을 통일시킨다. 그리고 이렇게 통일된 욕망이 인간을 기동(機動)시키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본주의는 이러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동기--화폐애(貨幣愛)--에 그 기동의 기제를 두고 있는 사회이다.

5. 연대매체와 기동의 기제

연대매체가 자본주의의 주식과 다른 점은 화폐로부터 독립한 가치매 체라는 것이다. 주식은 화폐에 의하여 거래되는 자산상품(資産商品)이 다. 그것은 가치매체라기 보다는 상품에 가까운 본질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하여 연대매체는 화폐를 매개로 하여 거래(去來)되는 것이 아 니다. 연대매체는 상품(商品)이 아니다. 연대매체의 이러한 독립성이 반대로 화폐를 제약(制約)한다. 동시에 연대체제에서는 화폐와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추상적 가치와 그에 대한 욕망이 보편화(普遍化)되는 결 과를 가져온다.

연대체제는 화폐가 소유소득을 창출하는 것을 배제한다. 즉, 화폐 가 스스로 자본이 되어 자신을 증가시키는 기능을 제약한다. 자본은 연 대화되고 이윤을 포함한 소유소득은 연대부문으로 귀속된다. 따라서 화 폐는 거대한 양(量)의 화폐자본(貨幣資本)으로서는 기능하지 못한다. 즉 화폐가 직접적으로 자신을 증가시키는 자산시장이 존재하지 않으며, 다만 실물시장에서 상품(소비재와 자본재)를 배분(配分)하는 기능만을 담당하게 된다. 한편, 화폐의 헤게모니적 기능이 제거된다. 자본주의에 서 거대한 량의 화폐자본은 물질적 상품에 대한 구매력만이 아니라, 인 간과 사회에 대한 헤게모니로서 기능한다. 그것을 우리는 자본 헤게모 니라고 불렀다. 연대체제에서는 이러한 자본헤게모니가 연대화하며 화 폐는 그러한 자본헤게모니 자산으로서 기능하지 못한다. 이것이 연대체 제와 연대매체가 화폐에 가하는 제약이다(이에 관하여 제7편에서 상론 될 것이다).

한편 연대매체는 화폐의 헤게모니 가치를 합리화(合理化)하고 정당 화하고 공식화(公式化)한 가치매체이다. 그와 동시에 화폐와는 다른 새 로운 추상적이고 보편적(普遍的)인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연대매체 는 구체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즉, 물가와 상관없이 일정하게 경제 적 가치를 유지하고 연금소득에 대한 권리이다. 그것은 담보신탁을 통 하여 연대자본으로부터 화폐자본을 수탁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그것은 조직의 헤게모니 매개체이다. 또한 연대매체는 연대자본에 대한 지분 권이며, 연대자본의 배분과 경제정책의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헤게모 니 참여권이다. 그리하여 그것은 사회와 정치의 차원에서의 공식적인 영향력이며 사회적 지위와 세력을 표상한다. 그러나 연대매체는 단순히 이러한 구체적인 기능과 가치의 합계가 아니라, 이들을 모두 포괄하고 추상화한 새로운 보편적(普遍的)인 가치를 의미하는 것이다. 연대체제 에서는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 가운데에서 상품을 구입하고 소비하는 것 이상(以上)의 가치에 대해서는 연대매체(連帶媒體)가 이를 매개(媒介) 한다. 나아가 연대매체는 직접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가시킬 수 있 다. 연대체제에서 화폐를 추구하는 행동은 연대매체를 축적하고 사용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하여 연대매체는 화폐보다 우월한 또 하나의 새 로운 추상적 보편적 가치이다.

그러나 연대매체는 화폐와는 다른 것이다. 화폐은 물질적 가치를 상 징하지만 연대매체는 헤게모니를 상징한다. 또한 화폐는 소유적(所有 的) 가치매체이지만 연대매체는 신탁적(信託的) 가치매체이다. 그것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통하여 작용하는 것이다. 화폐는 개인적 가치매 체이지만 연대매체는 조직(組織)사회에서의 가치매체이다. 연대매체는 조직을 통하여 작용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화폐매체는 존재적(存在的) 개인의 자산이나, 연대매체는 인간과 인간을 결합(結合)시키는 매개체 이다. 그것은 신탁을 통하여 인간을 결합시키는 조직적 매개체인 것이 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을 통하여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것이다. 화폐가 존재적 가치매체라면 연대매체는 인간상호간의 연대(連帶)의 매개체인 것이다.

연대매체의 이러한 성격이 인간의 기동기제를 전면적(全面的)으로 변화시킨다. 그것은 다른 인간과의 조직적 연대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인간의 자아실현을 위한 수단을 제공한다. 그것은 인간의 연대의식(連 帶意識)과 자아실현(自我實現)의 욕구를 해방하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 으로 하여금 생존(生存)을 위하여 기동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아실 현을 위하여 기동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아실현은 타인과의 조직 적 연대에 의하여 현실화하는 것이다. 연대체제에서 인간은 생존이 보 장되고 물질적 소유에 있어서 평등한 상황을 제공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적극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조직적 연대를 통하여 지식과 정보 그리고 연대자본을 배분받는 길이 열려 있다. 연대매체가 이러한 인간의 위상(位相)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위상 의 변화에 에 의하여 기동(機動)의 기제가 전면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다.


***주1)***
화폐는 일반적인 존재형식의 실체화(혹은 物化)이며, 이것을 통 해서 사물들은 그들의상호적인 의미를 발견한다. 실제적 세계에서 화폐는 모든 존재형식의 가장 결정적 像이고 가장 명백한 구현체이며,이것을 통해 사물들은 자신들의 상호적인 의미를 발 견하고, 대상들의 존재가 상호관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화폐의 철학 적 의미이다. 우리가 특정한 대상들에 의해 우리 존재의 여러가지 요소 들의 관계를 象徵化한다는 것은 우리의 정신적 생활의 기본적인 특질 중 의 하나이다. 물론 이 대상들은 그 자체 구체적인 實體이지만 그 대상들 이 우리들에 대해서 갖고 있는 '의미'는 그 대상들과 다소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關係의 구체적 표현으로서 나타날 뿐이다. 따라서 결혼반 지뿐 아니라 모든 편지, 모든 서약, 모든 공무원제복은 인간들의 도덕적 인, 지적인, 법률적인 혹은 정치적인 관계의 상징 또는 대표자이다. 모 든 신성한 대상은 인간과 신의 관계가 하나의 실체 속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여러 국가들을 연결시키는 電線뿐 아니라 군사적인 무기 도 그러한 실체들이다. 그것들은 고립된 개별적 인간에 대해서는 거의 의미를 갖지 않으며, 그것들 속에 표현된 인간들의 관계와 인간 집단들 의 관계와 관련하여 의미를 가질 뿐이다. 만일 우리의 개념들에 의해서 표현된 요소들의 상호관계만이 실재하는 것이라면 물론 관계의 개념은 하나의 抽象으로 간주될 수 있다. 경험적인 한계를 넘어서서 인식을 깊 이 연구하는 형이상학적 탐구만이 모든 실질적인 요소들을 무한히 상호 작용과 과정으로 용해시킴으로써 모든 실질적 요소들을 완전히 제거하 며, 그리하여 이러한 이원론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실천적 의식은 현실을 구성하는 관계나 상호작용의 추상적인 관계의 필연적인 형식인 실질적 존재와 통일시킬 수 있는 형식을 발견하였다. 순수한 관계들을 특정한 대상들 속에 投射시켜 표현하는 것은 정신의 위대한 업적 중의 하나이다. 정신이 그 대상들 속에서 구체화됨으로써 그 대상들은 정신을 위한 전달수단이 되며 정신에게 더욱 활발하고 포괄 적인 활동을 부여한다. 그러한 상징적 대상들을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은 화폐 속에서 최대로 확대된다. 왜냐하면 화폐는 가장 純粹한 相互作用을 가장 순수하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화페는 그 본질상 超個別的인 것을 추구하는 個別的인 사물이며, 따라서 인간과 세계의 관계의 적절한 표현 이다. 물론 이 관계는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것을 통해서만 파악될 수 있 는 것이지만, 그러나 그 개별적인 것이 모든 개별적인 것들을 상호결합 시키고 그리하여 현실을 구성해내는 살아있는 정신적 과정의 구현체가 될 때, 인간과 세계의 관계는 정말로 파악될 수 있다. 비록 경제적인 대 상들의 가치상대성이 처음부터 주어져 있던 것이 아니라 발전의 최종적 인 목표로서 나타난 것이라 할지라도 화폐의 이러한 중요성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현상을 정의하는 데 사용하는 개념은 흔 히 현상 자체로부터 도출된 것이 아니라 보다 발전된 순수한 형식으로 도출된 것이기 때문이다. (게오르그 짐멜 저. {화폐의 철학} 안준섭 장영배 조희연 역 pp.1 66-167)

***주2)***
그 결과 그들 제 양식을 관통하는 모종의 발상 경향도 정착,안 정화된다. 먼저 損益관념이 주도적 행동 기준으로서 전반적으로 확립된 다. 그것은 배타주의의 전사회적 공인이며 전면적 승리를 의미한다. 둘 째로 유용성 일반에 대한 일원적인 비용 계산화가 이루어진다. 그것은 貨幣敎의 전면적 지배의 한 징표이다. 세째로 재물의 우위 즉 재물을 매 개로 하지 않는 인간들의 교통이 부자연스럽게 인식되는 사태가 초래된 다. 그것들은 발상경향의 정착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안착한 일상적인 사고방식의 정착이라는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인간들의 일상의식을 규율하게 되는 화폐와 재물의 지배구조가 意識場의 형성을 매개로 해서 완성된다는 점이다. 사 람들은 스스로 규범적인 사고의 틀을 공동으로 만들어 내고 외재화시켜 서 그것을 객관적인 행동 기준으로 삼는다. 그것은 불확실한 세계에 확 실한 근거를 세우려고 하는 인간의 지혜이다. (高橋洋兒 저. {경제철학의 이해} 남춘호 역. pp. 208 - 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