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장 연대사회(連帶社會)

현대사회는 그 체제적 본질에 있어서 근대사회와 동일하다. 근대사 회에서 개인은 다른 사람들보부터 분리되고, 사회는 개인의 삶을 보장하 지 않는다. 이러한 체제적 상황에서 개인이 의지(依支)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소유하는 재산(財産) 뿐이다. 또한 사람들은 그 물질적 소유에 있 어서 무한히 차등적(差等的)이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은 사회로부터 분 리(分離)된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유(所有)를 추구한 다. 근대와 자본주의는 개인의 사회이고, 소유의 사회이며, 존재(存在) 의 사회이다.

이에 대하여 연대체제는 연대(連帶)의 사회이다. 모든 사람은 사회적 연대에 의하여 생존한다. 인간은 물질적 소유에 있어서 평등(平等)하다. 인간은 조직적(組織的) 연대를 통하여 자아실현(自我實現)을 추구한다. 연대사회는 인간이 생존으로부터 해방(解放)된 사회이고, 사회가 자본으 로부터 해방된 사회이다. 인간은 자아실현을 위하여 조직적으로 기동(機 動)하고, 연대의식(連帶意識)에 의하여 통합된다. 연대사회는 조직의 사 회이고, 신탁적(信託的) 사회이며, 연대의 사회이다.1)

1. 연대사회의 기초 : 사회적 자아실현의 욕구

연대체제에 있어서 개인의 생존은 연대소득(連帶所得)으로 보장된다. 물론 연대소득에 의하여 보장되는 생존의 수준은 그 사회의 생산력의 수 준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리하여 연대소득의 수준이 충분(充分)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충분하게 느껴지는 소득의 수준이란 없다. 생 존을 위하여 필요로 하는 물질적 가치와 생존 수준을 넘어서 필요로 하 는 물질적 가치가 완전히 구별되지 않는다. 불평등(不平等)한 경제구조 에서는 어떠한 물질적 보장도 항상 불만족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왜냐 하면 항상 자기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 소비하는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 연대사회는 생존을 위하여 필요한 연대소득과 평등(平等)한 소득분배상 태가 인간의 물질적 가치에 대한 욕구를 순화(馴化)한다. 그리하여 모 든 인간은 생존(生存)의 질곡(桎梏)으로부터 해방된다. 인간과 인간은 생존을 걸고서 경쟁하거나 투쟁하는 상황은 제거된다.

연대체제를 형성하는 일반적인 실천은 이렇게 존재적 생존이 보장된 이후에 발현되는 인간의 능동성(能動性)과 역동성(力動性)이다. 인간은 생존이 보장된 상황에서는 나태(懶怠)해지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된 다. 아무일도 하지 않고 오랫동안 놀고 지내는 권태(倦怠)야말로 고통이 다. 인간은 빵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며 물질적 생존이 삶의 전부는 아니 다. 생존의 보장이 일반적으로 된 상황에 있어서 인간이 구하는 것은 자 신의 삶을 보람있게 하고 다른 사람의 삶에 기여하는 가치있는 일을 추 구한다. 이것이 자아실현(自我實現)의 욕구이다. 연대체제는 이러한 자 아실현의 욕구에 기초한다. 동시에 연대체제는 인간의 자아실현의 욕구 가 실천화하도록 사회가 최대한으로 지원(支援)하는 체제이다. 나아가 이러한 자아실현의 욕구에 기초한 실천이 다른 사람에게 유용한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공급(供給)하도록 하는 체제이다. 즉 모든 사람들의 자유 로운 자아실현행위가 전체의 발전의 기초가 되는 사회이다.

인간의 대부분의 자아실현행위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며, 그리하여 타인의 수요를 만족시켜 주는 가치를 생산한다. 순전 히 주관적(主觀的)인 만족을 추구하는 자아실현행위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은 사회적(社會的) 동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자 아실현행위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기여 (寄與)가 된다. 자아실현의 가치는 누군가의 수요에 대한 공급이 될 수 있고, 또 뜻을 같이 하는 누군가와 함께 공동의 생산자가 될 수 있다. 그리하여 자아실현은 사회성(社會性)이 있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사회 속에서 다른 인간과의 관계(關係)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실현 하는 것이다. 자아실현의 의미 자체가 타인과 사회를 위하여 자신의 능 력과 가치를 발현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회적(社會的) 자아실 현을 연대사회의 기초로 삼는다. 연대체제는 이러한 자아실현을 기동시 키는 체제적 상황을 형성하는 것이다.

2. 자아실현의 사회적 조건(條件)

자아실현의 소극적(消極的) 조건은 인간의 생존으로부터의 해방과 경 제적 평등이다. 살아남기 위하여 또는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하여 경쟁해 야 하는 상황에서는 생존하기 위하여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상황을 제거하는 것이 자아실현의 소극적 조건이고, 그 것은 생존의 보장과 경제적 평등이다. 자아실현의 적극적 조건은 자본 (資本), 조직(組織), 지식정보(知識情報), 그리고 사회적 헤게모니이다. 인간이 무엇인가 자신의 삶을 가치있게 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지출되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협력을 얻어야 하고, 자신이 하려는 사 업의 목표와 방법에 관한 지식정보가 있어야 하며, 사회전체의 물적 인 적 자원(資源)에 대한 지배력과 영향력을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

사회적 자아실현행위는 비용(費用)이 지출되어야 하고, 따라서 자본 이 필요하다. 경제적인 사업인 경우에는 당연한 것이지만 다른 사업인 경우에도 반드시 비용이 필요하다. 정치적인 이념을 실천하는 것 역시 사회전체가 부담하는 비용에 관한 것이다. 사회적 자아실현이 경제적인 사업인가, 사회적인 사업인가, 정치적인 사업인가 하는 것은 결국 이윤 성(利潤性)의 기준으로 구별되는 것이다. 경제적 실천으로 공급되는 구 체적인 가치물(價値物)에 대하여 구체적인 수요자가 그 생산비용을 초과 하여 화폐를 지불하는 경우에 이윤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이윤성이 있 는 사업은 경제적인 사업으로 끝날 수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의미있 고 필요한 사업인데도 이윤성이 없다면 그것은 비경제적인 시민운동이 나 사회적 사업이거나 정치적인 행동이 된다. 그러한 사업은 사회전체의 비용부담에 관하여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다. 사회전체가 비용을 부 담한다는 것은 결국 연대자본의 배분(配分)의 문제이다. 그리하여 자아 실현에는 이러한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자본이 필요하다. (가령 자본 주의체제에서는 이러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사회를 지배한다. 즉 자본가만이 어떠한 사업에 대하여도 비용을 지불할 수 있고, 그럼으 로서 사회와 경제를 지배하는 것이다.)

자아실현 행위는 결국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것으로 조직(組織)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개인이 시도(試圖) 한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고 조직화된다. 그리하 여 사회적 자아실현행위는 인간의 관계망으로서 조직을 통하여 실현된 다. 그것은 경제적인 사업이 될 수도 있고, 시민운동(市民運動)이 될 수도 있으며, 사회적인 행위가 될 수도 있고, 정치적 행위가 될 수도 있다. 어떠한 경우이든 사회적 자아실현행위는 다수의 사람들이 관계하 는 조직적(組織的) 현상이다. 그리하여 개인이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없 는 사업에 대하여 조직을 형성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가령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조직은 자본이 있으면 항상 가능하다. 즉 자본으로 노동력을 구입하여 이를 물적 자본과 결합하는 것이 기업 이라는 조직이다. 자본주의란 자본이 조직을 지배하는 체제이다.) 또한 사회적 자아실현행위는 지식정보(知識情報)가 필요하다. 농업 사회나 근대초기의 산업사회와는 달리 현대의 복잡한 사회에서는 일체 의 행위에 지식이나 정보가 필요하다. 단순히 여행을 하는 일도 교통사 정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를 필요로 한다. 과거에는 경제적 사회적 행위 에는 상식(常識)으로 충분하였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노동도 생산과정도 경영도 모두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게 되었다. 경제만이 아 니라 모든 사회적 실천에서 지식과 정보가 결정적인 요소로 등장하였 다. 정치적 실천에서도 상식에 의한 토론이 아니라 그 사안(事案)에 관 한 지식과 정보가 결정을 좌우하게 되었다. 사회적 사업에 있어서도 도 덕적 윤리적 덕목이 아니라 그 사안에 대한 사실적 지식과 정보가 사업 의 승패를 좌우하게 되었다. 나아가 경제적 사업자체가 자본에서 야기 (惹起)되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에서 야기되는 것이 되었다. 그리 하여 자아실현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지식정보가 필수적(必須的)이고 전략적(戰略的)인 요소가 되었다.

사회적 자아실현행위에는 단일한 조직으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 는 넓은 범위의 것이거나, 대단히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 다. 사회적 사업이거나 정치적 사업의 경우가 그러하다. 이러한 경우 다른 조직의 동의와 협력을 얻거나 사회전체의 합의(合意)를 주도(主 導)할 수 있는 사회적 헤게모니가 필요하다. 이러한 종류의 사회적 자 아실현행위는 사회전체의 연대자본을 배분하는 문제이거나, 또는 사회 전체의 인력과 자원의 동원(動員)하는 문제이며, 그것은 사회전체의 차 원에서 헤게모니의 조정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정치(政 治)이다. 정치는 헤모니의 종합이다. 그것은 사회적 조직과 세력 상호 간의 헤게모니 조정의 과정이며,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사회적 합의(合 意)에 이르는 과정이다.

3. 자아실현과 연대체제

연대체제는 이러한 자아실현의 조건(條件)을 경제체제로 구조화(構 造化)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 서면 우리는 이제까지 경제체제에 관 하여 자아실현의 소극적(消極的) 조건에서 출발하였던 셈이 된다. 그것 은 개인을 생존으로부터 해방하고, 경제적 평등을 확보하는 문제였다. 그리고 경제적 평등의 문제는 자본을 사적 소유와 소유소득으로부터 해 방하여 대중의 자아실현조직에 제공하는 문제를 제기하였다. 자본이 개 인적인 소유일 때에는, 자본은 재산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인 간은 자신이 소유하는 자본(즉 재산)의 가치를 유지하고 증식(增殖)시 키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어 버린다. 그리하여 자본의 소유자는 그 소 유 때문에, 자본을 소유하지 못한 자는 그 이유 때문에, 자아실현으로 부터 멀어지게 된다. 연대체제는 이러한 자본을 해방(解放)하여 연대화 (連帶化)한다. 우리가 이제까지 논의해 온 경제체제의 문제는 모두 이 러한 자본의 해방에 관한 것이다. 즉 자본을 연대화하는 문제였다.

그러나 자본을 개인의 재산이라는 질곡(桎梏)으로부터 해방하여 연 대화하는 것은 경제체제 전체의 구조를 변화시킨다. 그것은 소극적으로 자본을 개인적 소유로부터 해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연대자본을 대중의 자아실현을 위하여 배분(配分)하는 합리적인 기제 (機制)를 형성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모든 개인에게 그가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자본을 제공할 수 있는 기제는 불가능하다. 또한 그것은 현실적인 것도 아니다. 그리하여 연대자본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에게 배분된다. 그리고 조직이 결집한 연대매체를 담보(擔保)로 하여 연대자 본이 배분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회적 자아실현행위에 조직과 자본이 제공되는 것이다. 나아가 특정한 자아실현조직이 자본을 수탁받 아 독자적인 사업을 하는 경우가 아닌 때에는 조직이 결집한 연대매체 는 사회적 헤게모니 자산(資産)이 된다. 이 때에 대중조직은 사회적 헤 게모니를 행사하는 사회적 세력집단이 된다. 그리고 이것이 사회적 범 위에서 자아실현의 방식이다. 환경보호나 교육이나 평화 기타 구체적 인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에 대하여 개인이나 조직이 자신의 주장을 관 철한다는 것은 사회적 세력을 통한 헤게모니 행사의 문제이다. 연대체 제에서는 대중네트워크이 연대자본의 배분이나 경제정책의 결정에 있어 서 공식적(公式的)인 헤게모니를 행사하는 공식적인 세력이 된다. 이것 이 연대체제에서 사회적 자아실현행위에 헤게모니를 제공하는 양식이 다.

그리하여 연대체제는 연대소득을 통하여 인간을 생존으로부터 해방 하며, 경제적 평등을 통하여 인간을 물질적 소유로부터 해방한다. 그리 고 자본을 사적 소유와 소유소득의 질곡으로부터 해방하여 대중의 자아 실현조직에 개방(開放)한다. 이러한 자본배분의 과정은 개인을 조직으 로 유도(誘導)하며, 인간은 조직적 연대의 한 매듭이 된다. 그리고 이 러한 대중의 자아실현적 조직은 연대매체를 자산으로 하여 사회적 헤게 모니를 공식적으로 행사한다. 이것이 연대체제가 인간의 자아실현에 대 하여 자본과 조직과 사회적 헤게모니를 제공하는 양식인 것이다.

그리하여 연대체제는 사회적 자아실현에 대하여 조직과 자본과 사회 적 헤게모니의 조건을 충족하는 사회이다. 그러나 지식(知識)과 정보 (情報)의 문제는 새로운 논의를 필요로 한다. 지식과 정보는 이제까지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근대사회는 합리적인 상식이 지배 하는 사회였다. 경제적 생산은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물질적 결합과 가 공(加工)의 문제였다. 시장과 수요는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가격(價 格)의 문제였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지식과 정보는 사회전체의 체제 적 구조에 중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것은 과거의 사회체제적인 범주로는 해석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이다.

4. 네트워크 조직과 연대사회

연대체제에서 연대매체의 신탁을 통하여 형성되는 대중네트워크는 지식과 정보의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이기도 하다. 동시에 그것은 지식 정보의 축적망(蓄積網)이다. 그리고 이것이 연대체제에서 지식정보가 사회적 자아실현에 제공되는 방식이다. 연대체제에서 대중네트워크는 연대매체의 신탁(信託)에 의하여 형성되는 조직이다. 즉 연대매체의 신 탁과 수탁은 연대매체의 결집을 의미하며, 연대매체의 결집은 그것을 신탁한 대중들이 조직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렇게 형성 된 조직은 근대적인 명령과 복종의 피라미드(pyramid) 조직이 아니다.

대중이 연대매체를 신탁하였다고 하여 조직의 명령에 복종할 이유(理 由)도 유인(誘引)도 없다. 따라서 우리가 조직의 사회라고 하는 것은 대중이 피라미드적인 명령과 복종의 조직을 형성하는 사회라는 의미가 아니다. 연대체제의 대중네트워크은 평등한 인간들의 지식과 정보의 커 뮤니케이션을 통한 상호관계의 네트워크이다. 대중은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사회적으로 실현(자아실현)하기 위하여 이러한 네트워크의 일원 (一員)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가치관이나 사회적 주장, 사회적 이해관 계를 같이 하는 대중들의 관계의 망이다.

자아실현을 위하여 인간이 최초로 필요로 하는 것은 지식과 정보이 다. 당신이 원하는 일을 해보려고 시도해 보라. 현대사회에서는 그것을 하기 위하여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을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 가에 관한 지식과 정보이다. 이것은 현대사회에서 자아실현적인 실천이 원하는 성과를 거두기 위하여 가장 전략적(戰略的)으로 필요한 것이 지 식과 정보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대중(大衆)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가 장 먼저 제공되어야 할 것이 지식정보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을 끌어들이거나 대중을 조직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화폐와 자본이다. 그러나 연대사회에서는 자본이 연대화되어 있으며 대중은 화 폐에 의하여 무조건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 가 있다. 현대사회에 있어서도 대중은 광고와 선전에 의하여 움직인다. 연대사회에서 대중을 결집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적인 광고가 아니라 사 업과 실천에 관한 구체적인 지식과 정보이다. 그리하여 대중네트워크란 이러한 지식과 정보가 축적되고 교류되는 인간관계의 연결망이며, 개인 이 조직에 가입한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참가 하는 것이다. 대중네트워크란 지식정보 네트워크인 것이다.

연대사회에서 전략적인 자산은 지식과 정보로 이동(移動)한다. 이러 한 지식과 정보는 컴퓨터에 축적된 정적(靜的)인 정보가 아니라, 인간 의 상호관계과정 속에서 인간들에게 축적되고 유통되는 동적(動的)인 정보인 것이다.2) 그리고 이러한 동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네트워 크조직이다. 모든 조직의 보편적 성격의 하나는 지식과 정보의 축적(蓄 積)과 유통이다. 피라미드조직은 이러한 지식과 정보를 최고층의 조직 지도자에 집중하고 지도자는 이러한 정보를 종합하여 명령으로 조직을 통솔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이 항상 우월한 것은 아니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조직이 환경에 적응하고 내부적 효율(效率)을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는 살아있는 현장(現場)의 동적인 정보이다. 그것은 데이타로 기록되고 가공된 정보가 아니라 바로 상호작용하는 현장의 인 간에 축적되고 인간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전달되는 정보이다. 네트워크 조직은 이러한 살아있는 정보의 생산과 유통과 축적의 관계망이다.11) 그것은 모든 조직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이고 동시에 조직의 효율성을 가름한다.

5.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와 시장의 변혁

자본을 대체하여 지식정보가 사회적 실천에 있어서 전략적 자산으로 되었다는 것은, 지식정보가 자아실현의 조건(條件) 이상의 기능을 한다 는 것이다. 오히려 지식정보의 축적과 유통이 인간의 자아실현행위를 야기하고, 대중을 조직화하며, 조직적 실천을 야기하고 그것을 사회적 으로 통합한다는 것이다. 근대의 경제는 생산물이 시장에서 가격에 의 하여 판매되고 조절되는 것이었다. 가격이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이동하는 정보집약체(情報集約體)였다. 그러나 그것은 사후적 (事後的)인 것이다. 가격은 이미 생산된 상품에 대하여 사후적으로 결 정되는 것이다. 이것이 화폐가격이 정보를 집약하고 전달하는 방식이며 그 한계이다. 정보커뮤니케이션의 차원에서 볼 때 화폐가격이란 대단 히 단순하고 원시적(原始的)인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정보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는 사전적(事前的)으로 공급과 수요를 통합하는 것이다. 네트 워크는 정보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여러가지 상품에 대한 수요(需要)를 발견하고 조직하는 방식이며 생산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그것은 자아실 현노동으로 생산되는 가치에 대하여 수요를 발견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정보적 관계망(네트워크)은 광범한 수요가 조직되고 그것이 공급을 야 기하는 방식이다. 그리하여 네트워크 조직이란 공급과 수요를 사전적 (事前的) 조정하고 통합하는 양식이다. 그럼으로써 그것은 시장을 보완 하고 지양한다. 네트워크조직에 있어서는 생산은 단순히 물질적 상품 을 생산하여 시장에 투입하고 소비자의 욕망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소비자의 변화하는 수요와 가치지향을 생산에 반영(反映)하는 방식이고, 노동자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들의 자아실현적인 욕구가 생성 시키는 가치공급(價値供給:물질적 상품의 공급만이 아니다)이 사회적 수요를 발견하고 창조하는 방식인 것이다.

연대사회의 대중네트워크는 사회의 성격(性格)을 변혁한다. 그것은 근대적인 자본헤게모니의 조직이 아니라 지식정보헤게모니가 사회를 형 성하는 양식이다. 지식정보를 가진 사람이 대중을 결집하고, 그러한 대 중조직이 연대자본을 배분받고, 사회적 헤게모니를 행사하는 과정을 이 룬다. 그리하여 네트워크조직은 연대사회에서 인간의 창의와 자아실현 욕구가 사회적 실천으로 기동(機動)하는 방식이고 과정이다. 이러한 점 은 사회를 바라보는 근대적 관점과는 다른 것이다. 사회에 대한 근대적 관점은 무수한 존재들의 관계라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사회는 확정 (確定)된 존재들의 관계가 아니라 관계들 속에서 존재가 끊임없이 재규 정(再規定)되고, 관계망에서 인간의 창의(創意)와 역동성(力動性)이 실 천으로 기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출현하는 실천들이 커뮤니케이 션 네트워크를 통하여 종합되는 것이 사회인 것이다. 그것은 끊임없이 공간에 출현하는 시간(時間:力動性)이고, 시간에 의하여 끊임없이 재편 성(再編成)되는 공간(空間:關係網)인 것이다.

6. 정보혁명(情報革命)과 생산, 조직, 시장의 변화

우리의 이러한 연대사회의 성격은 순전히 이념적 규정은 아니다. 그 것은 현재의 기술적 혁신이 내포하고 있는 가능성이고, 현대사회의 변 화의 추세이다. 근대사회가 생산자본(生産資本)의 등장으로 인한 가치 매체와 자본의 차원에서의 대변혁(大變革)이었다면, 현대사회는 집합 표상과 커뮤니케이션의 차원에 있어서의 대변혁을 야기하고 있다. 현대 의 사회는 지식화하고 정보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우리는 정보혁 명이라고 불렀다.

정보혁명은 지식과 정보가 경제와 사회의 중심적인 추진력을 형성하 고 동시에 통합양식을 형성하는 것이다. 정보혁명은 경제적 생산(生産) 의 성격, 사회적 조직(組織)의 성격, 시장(市場)의 성격에 대하여 본질 적인 변혁을 실현하고 있다. 그것은 관리사회주의를 붕괴시키고 자본주 의의 불안정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3) 전체적으로 정보혁명은 근 대적 경제와 사회의 종언(終焉)을 재촉하고 있다.

정보혁명은 생산(生産)을 변혁한다. 과거의 생산은 자본의 소유자가 노동을 조직하여 물질적 원료를 존재적(存在的)으로 가공(加工)하는 것 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물질적 과정은 생산의 부수적(附隋的)인 측면이 되었다. 건축(建築)보다는 설계(設計)가 생산의 중심적인 측면 이 되었다. 새로운 생산은 무형(無形)의 지식과 정보에서 인간의 수요 를 자극하는 가치(價値)가 생성(生成)되는 것이다. 기술혁신은 일반적 이고 보편적 과정이 되었다. 그리하여 생산은 존재물의 변형과 가공이 아니라, 무(無)에서 유(有)가 생성되는 과정이다. 이것은 기존의 알려 진 제품에 대해서도 순식간에 과거의 제품을 진부화(陳腐化)시키고 새 로운 혁신적인 제품이 매순간 등장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생산은 물질 적인 존재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수요하는 모든 가치(價 値)를 형성하는 과정이 된다. 그것이 물질적 모습을 하고 있는가 아닌 가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게 된다. 문화적인 가치나 기타 과거 에는 경제적 가치로 규정되지 않던 가치들이 사회전체적인 거래가격에 서 중대한 비중을 점하게 된다. 이러한 점은 3차산업이나 서어비스산 업 지식정보산업 등의 비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표현되나, 더 깊이 생산 자체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물질적 생산을 넘어 인간적 가치의 사회적 실현방식이 다양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혁명은 조직(組織)을 변혁하고 있다. 물질적 생산의 사회에 있 어서 조직은 임금을 지불하고 상품화된 노동을 구입하여 결합하는 것이 었다. 그리하여 노동의 조직은 화폐임금으로 인간의 복종을 조달(調達) 하는 것으로 충분하였다. 여기에서 조직의 기반은 자본이며 자본을 소 유하고 있는 자는 조직을 형성하고 동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물질적 조직이 인류의 역사에 나타나는 유일한 조직양식은 아니다. 그 것은 근대자본주의 시대에 특유한 조직양식인 것이다.4) 새로운 사회 에 있어서는 자본만으로는 조직이 형성될 수 없다. 단순하게 자본이 매 입한 노동을 결합한다고 하여 생산이 이루어질 수도 없고 조직의 목적 을 달성할 수도 없다. 새로운 사회에 있어서의 조직은 조직 구성원의 가치관, 창의성, 지식, 정보가 능동적으로 발현되지 않으면 안 된다.

단순하게 복종하는 동력(動力:에너지)은 로봇과 같은 기계에 의하여 대체된다. 그리하여 새로운 노동은 명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가치관에 의하여 조직의 목표에 공명(共鳴)하고 자신의 지식과 정보에 기반하여 창의성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간을 통치하고 지배하는 조직이 아니라 평등한 인간의 연대의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조직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지식과 정보의 생산과 축적(蓄積)과 유통, 그리고 창의성(創意性)이다. 조직의 성격이 이렇게 변화됨으로써 조직 의 구조도 변화한다. 즉 과거의 명령과 복종의 체계로서 피라미드적인 조직 구조가 진부화(陳腐化)한다. 새로운 조직의 구조는 지식과 정보가 가장 잘 생산되고 결집되고 유통될 수 있는 평등한 인간의 커뮤니케이 션망이 된다. 이것이 네트워크 조직이다. 네트워크 조직은 지배와 복종 의 피라미드가 아니라 지식과 정보가 유통하는 그물망이다. 이러한 새 로운 인간관계의 유형으로서 네트워크는 이미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타 나고 있으며 하나의 시대적 조류가 되고 있다.5) 이것이 조직(組織)의 새로운 모습이다.

이와 함께 정보혁명은 시장(市場)을 변혁한다. 과거의 시장은 생산 자나 소비자가 그곳에 가서 가격(價格)에 의하여 이미 생산된 상품을 거래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시장이란 가격의 자동조절작용을 발휘하 는 곳이었다. 시장은 이미 생산된 상품이 사후적(事後的)으로 거래되는 그러한 장소였다. 그러나 새로운 시장의 의미는 수요와 공급에 관한 정보의 관계망이며, 생산과 소비의 인간관계가 사전적(事前的)으로 정 보에 의하여 종합되는 무형의 관계망이다. 생산자는 가격만을 기준으 로 무조건 상품을 생산하여 시장에 내어놓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 다. 시장은 상품의 거래 이전(以前)에 그리고 거래의 과정에서 그리고 거래 이후에도 항상적으로 상호유통되는 정보 네트워크의 성격을 가지 게 된다. 이러한 정보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한 생산자나 시장에서 도 태(淘汰)된다. 수요와 생산은 항상적으로 변화한다. 상호간에 이러한 변화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커뮤니케이션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하 여 시장에서의 물질적 상품의 가격에 의한 거래는 이러한 지식정보 커 뮤니케이션의 부수적 과정으로 전환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시장과 조직 은 수렴(收斂)한다. 네트워크는 조직과 시장의 지양이다.6)

정보혁명에 의한 생산, 조직, 시장의 변화는 사회 전체의 성격을 변 화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근대적인 존재적인 사회의 붕괴를 의미한다. 연대체제에서의 대중의 자아실현조직은 이러한 사회적 성격의 변화의 연장선상(延長線上)에 있는 것이다. 즉 대중네트워크란 연대매체에 의 하여 자본과 헤게모니가 주어짐으로써 공식적 세력으로 강화된 커뮤니 케이션 네트워크인 것이다.

7. 통합의 질서

근대사회는 소유와 시장에 의하여 전체적으로 통합되는 사회였다. 그러나 연대사회는 소유도 시장도 통합에 결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한다. 연대자본은 사적(私的) 소유에서 해방되고, 시장의 사후적인 통합은 불 완전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연대사회는 네트워크조직이 사회전체의 통 합양식으로 작용한다.

통합이란 카오스(chaos) 속에 있는 부분들을 어떠한 질서(秩序)로서 의 전체로 포괄(包括)하는 것이다. 질서는 헤게모니의 헤게모니이다. 즉 질서는 가치배분을 둘러싼 헤게모니의 대립이 보다 상위(上位)의 헤게모니에 의하여 종합되는 양식이다. 연대사회의 통합의 질서는 연대 매체와 네트워크조직의 정보커뮤니케이션이다. 연대매체는 헤게모니를 표장하고 있는 매개체이다. 그리하여 연대매체의 내용과 그 운동방식이 질서를 형성한다. 연대매체는 조직의 내부(內部)에서 어떠한 사람에게 헤게모니를 부여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연대매체는 조직과 조직과의 관 계(關係)에서 헤게모니가 종합되는 방식을 결정한다. 연대매체는 동시 에 경제적 가치(연대자본)가 어떻게 배분되는가를 결정한다. 연대매체 는 중앙화백회의에서 참여한 조직들간의 의사결정에서 의결권(議決權) 이며 그리하여 합의의 과정에서 모든 조직들의 헤게모니가 종합되는 방 식이다. 한편 연대매체에 의하여 형성되는 신탁적 조직, 네트워크조직 은 인간의 수요(需要)와 공급(供給)을 사전적(事前的)으로 조정하며 인 간의 실천을 정보커뮤니케이션에 의하여 통합한다. 그것은 사회적 수요 를 발견하고 조직함으로써 자아실현욕구를 가치를 공급하는 실천으로 통합한다.

연대체제는 화폐가 개인을 시장에서 통합하는 자본주의를 넘어선다. 연대체제는 권력이 사회전체를 계획과 지식에 의하여 통합하는 관리사 회주의를 넘어선다. 연대체제는 대중네트워크가 연대매체와 정보커뮤니 케이션에 의하여 사회전체를 통합하는 양식인 것이다. 물론 권력, 법률 헤게모니나 집합표상헤게모니는 경제와는 다른 영역에서 사회와 국가 를 통합한다.


*** 주1)***
연대사회를 규정하기 위해서는 경제체제적인 논의만으로는 불충 분하다. 우리는 현재의 논의에 한정하여 다음과 같이 연대사회를 근대사 회와 대비할 수 있다.


       근대사회                                          연대사회



   1.  존재의 사회                              연대의 사회

   2.  개인의 사회                              네트워크 사회(조직의 사회)

   3.  소유적 사회                              신탁적 사회

   4.  물질적 이기주의                     자아실현과 연대의식

   5.  개인적 생존(살아남는 것)    생존으로부터의 해방과 자아실현 

   6.  사적 자본의 사회                    자본의 해방과 연대자본의 배분

   7.  자본에 의한 물질적 생산     지식 정보에 의한 가치의 실현

   8.  물질문명                                   정신문명 

   9.  물신적 사회                              인간의 사회

*** 주2)***
당시 경제계산론이라는 의론이 일어나서 오스카 랑게, 폰 미제 스,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등의 노벨상급 경제학자가 사회주의적인 경제계 획의 가능성에 관한 대논쟁을 벌였다. 지금 사회 어디에 어떠한 자원이 존재하고 소비자는 어떠한 재화와 서어비스를 바라고 있으며 그것을 공 급하기 위해서는 어떠한기업이 얼마만한 코스트로 가능한가 하는 정보를 전부 알고 있다고 한다면 경제계획의 문제는 경제적 후생을 최대화하기 위한 자원배분이라는 최대치문제를 풀면 된다..... 그런데 경제통계와 컴퓨터 기술은 그 이후 놀랄만큼 진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계산에 의한 합리적인 자원배분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은 점차 줄어들었다.... ...

그렇다면 사회 속에 분산적으로 뿔뿔이 존재하는 場面情報는 어떤 식 으로 연결되어 경제의 의사결정과 연결되는 것일까. 그 기능을 떠 맡을 수 있는 것은 시장경제에서의 가격기구이다.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시장 에서 실제로 산다는 행위를 행함에 따라 같은 품질일 경우에는 비싼 가 격의 제품은 팔리지 않는다. 그에 따라 가격이라는 지표에 정보가 집약 된다. 여기서 정보의 집약이라는 의미는 사람들의 수요 및 그것을 공급 하는 측의 배후에 있는 팽대한 장면정보가 공급측의 경쟁과정을 통하여 또 사람들이 바라지 않는 것은 팔리지 않는다는 행위를 통하여 제일 좋 은 제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급된다는 형식이며, 최종적으로는 가격 이라는 한 가지 지표로 표현되어 버린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시장기구 내지 가격기구는 가격에 정보를 집약시키는 매카니즘인 것이다........

정보는 사람과 사람의 상호작용 속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다른 표현 을 빌리면 정보의 의미라는 것은 처음부터 이것이것이라고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해석의 cycle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기본적인 정보관은 정보가 원래 dynamic한 성질을 지 녔다는 것을 출발점으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場面情報의 중요성을 강조 한 이유도 이러한 인식에서 비롯된다... 정보는 원래 동적인 것이라도 정보의 의미형성의 상호관계의 cycle이 일단락하여 어떤 일정한 의미가 정해졌을 때 그 결과는 수치 data, memo, computer software, manual 등 일정한 표현형태를 지니는 것으로 고정된다. 이처럼 고정된 상태를 정보 의 정적 측면이라고 부르고 정보가 본래의 interaction 과정 속에서 생 겨나는 상태를 정보의 동적 측면이라고 불러 두가지를 구별하도록 하자.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정적 동적 측면의 구별은 상대적인 바탕과 그 림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정보의 정적 측면과 동적 측 면은 분명한 경계선으로 고정적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표리일 체를 이루는 정보의 두개의 측면이다. 다만 이하에서는 편의상 정적 정 보, 동적 정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정보를 정적인 측면 동적인 측면으로 나눈다는 관점을 지니면 지금 까지 의론해 온 몇가지의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앞장에서 {경제계산론}이라는 생각이 예전부터 존재했다는 이야기 를 했다. 그러한 approach로는 경제를 움직일 수가 없다는 사실은, 즉, 경제계산론의 사고가 본질적으로 정적인 정보만을 문제로 삼고 있기 때 문이다.
(今井賢一, 金子郁容 공저. {네트워크 조직론} pp. 120-121, 124, 173-175 )

*** 주3)***
정보혁명은 자본주의 체제구조를 전제로 하여 현실화하고 있 다. 그러나 정보혁명의 가능성과 자본주의 구조는 정합성(整合性)이 결 여(缺如)되어 있다. 정보혁명에 대한 자본주의적 방식은 지식과 정보를 상품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식과 정보가 비노동소득인 소유소득을 획 득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리하여 정보혁명은 자산시장 에서 가장 광범하게 현실화하고 있다. 물론 정보혁명의 기술이 새로운 자본주의적 산업을 창조하고 기존의 자본주의적 산업의 생산성을 향상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고용구조와 교육방식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는것이다. 결국 정보혁명의 이러한 현실화는 사실 은 정보혁명의 자본주의적 왜곡(歪曲)이며, 그것은 관리사회주의만을 붕괴시킨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불안정성을 심각하게 증폭시키고 있 다.

정보는 상품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으로므로 시장에서 상품으 로 충분하게 유통되지 못한다. 상품은 시장에서 매매를 통하여 소유권 의 변동이 실현되어야 한다. 소유권은 타인의 지배권을 완전하게 배제 하는 배타성(排他性)을 본질적 속성으로 한다. 즉 상품의 매매가 가능 한 것은 그러한 상품의 소유권의 변동으로 인하여 매도하는 자에게서 상품이 배제되고 매수하는 자에게 그 상품이 배타적으로 귀속해야 한 다. 그러나 지식과 정보는 배타성이 없다. 그것은 소유와 거래와 사용 에 있어서 비배제성(非排除性:non-excludability)이 일반적이다. 즉 정 보를 팔았다고 하여 매도자가 그 정보를 알고 있다는 점을 없애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정보는 상품화하여 시장화하는 것은 적절 하지 못하다. 자본주의의 이윤성의 원칙은 정보 역시 상품화한다. 그러 나 이러한 지식과 정보의 상품화는 물질적 상품의 거래처럼 완전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그리하여 지적 소유권은 법률적으로 특권화함으로써 경제적으로 기능한다. 한편 지식과 정보는 자산시장에서 더 빨리 정보 를 획득하여 소유소득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이용된다. 이것은 자산시장 을 극단적으로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며 동시에 실물시장에서의 이윤이 지식과 정보 그리고 자산시장의 변화에 의하여 좌우되게 된다. 동시에 새로운 형식의 특권적 소득이 창출된다. 그것은 지적 소유권을 비롯하 여 사업방식에 관한 혁신들이 거대한 특권적 소득으로 전환한다. 이것 은 소득 분배구조를 전면적으로 변혁하는 것이다. 이제는 노동소득이나 착취 등의 개념들이 진부화하고 있다. 분배는 물질적 생산에 대한 유형 적 기여와는 다르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결국 정보혁명은 자본주의를 심각한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 주4)***
근대사회에는 재물에 대한 권리의 주체로서의 조직, 말하자면 법인이 존재한다. 여기에서는 재물(재단)이 조직의 기반인 것이며, 내 부조직의사람이 뒤바뀌어도 조직은 변하지 않은 채 존속한다. 국가나 기업도 재단법인도 그러하다.

실은 이만큼 정확하지는 안더라도 고대에도 이와 유사한 발상이 있 었다. 그리이스의 폴리스나 로마제국은 조직으로서의 실재여서, 지배자 의 혈통에 관계없이 존속했다. 중국의 군현제 국가의 구성이나 페르시 아 및 로마의 주 제도는 제각기의 지사 등이 바뀌어도 조직 인격은 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중세가 되지 재물을 기반으로 하는 조직의 발상은 현저하게 희박해졌다. 통치조직은 속인적인 지배권에 의해서만 성립되었으며, 지 배권자가 없어지게 되면 통치조직은 바뀌어 버렸다. 만일 어떤 공작 가 문이 대를 못이어 끊어져 버린다면, 공국도 소멸해 버리고, 혈통이나 완력에 의해 별개의 왕족이나 귀족에게 탈취되어 버리는 것이 보통이었 다......

또 한가지, 중세적인 조직으로서 추가해야만 하는 것은, 사상 개념 을 핵으로 하는 조직의 존재일 것이다. 그 전형은 교회와 같은 종교단 체다. 그리스도교회나 수도회, 이슬람 교단, 불교사원, 기사단 등 중세 에는 신앙이라고 하는 형태를 가진 사상 집단이 많이 있었다. 이들 조 직은 사람은 바뀌어도 조직은 존속했다.

그 점에서는 고대의 제국이나 근대의법인과 흡사한 것으로 볼 수 있 다. 그러나 이들도 재물에 대한 권리를 기반으로 법인이 아니라, 그것 을 구성하는 사람들의 공통의 사상 개념, 즉 사회적 주관에 의한 인간 적 집단이다. 그러므로 , 사원은 건물이 불타더라도 재건되었고, 성당 은 사제가 없데 되더라도 존속했던 것이다.
(사까이야 다이찌 저. 전게서. pp.169 -170 )

*** 주5)***
간단히 말해, 네트워크는 서로 이야기하고 생각과 정보와 자원 을 나누는 사람들을 말한다. 네트워킹(networking)은 名詞가 아니라 動 詞라는 점이 때로는 강조되기도 한다. 중요한 점은 완성된 네트워킹 자 체가 아니라 사람들과 사람들의 집단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룩하는 과 정이다.

네트워킹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퍼거슨(M. Ferguson)은 그의 저서 <어퀘어리넌 컨스피러시(The Aquarian Conspiracy)>에서 메트워크가 [회의, 전화통화, 비행기여행, 책, 논문, 팸플릿, 강의, 강습회, 파티 모임, 연합회, 테이프, 회보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네트워크는 自助를 북돋우고 정보및 자원을 교환하고 생산성및 근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것은 어떠한 다른 과정보다도 정보 를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전달하기 위해 조직된다.

[네트워크는 에너지가 부족하고 정보만이 넘쳐나는 1980년대와 그 이후에 맞는 커뮤니케이션과 교류의 한 형식을 제공하는 적절한 사회 학]이라고 리크내크(J. Lipnack)와 스탬프스(J.Staamps)는 그의 <새 시 대(new Age)>에서 쓰고 있다........
(죤 네이스비트 저.대조류(Megatrends) 한국경제신문외신부 역> p. 261)

*** 주6)***
우리의 기본적인 관점은 네트워크라는 것을 시장과 hierarchy 조직을 초월한 것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시장은 시장으로의 참 여와 퇴장이 자유롭고 언제든지 거래를 개시하기도 중단하기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신축적인 제도로써 이미 충분히 서술한바 있는 다이내미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外部性을 공동으로 처리하기도 하고 혹은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식의 시자의 실패를 수반하는 경향이 많 다. 한편 hierarchy 조직은 장기적인 고용관계로서 공동목적에 대처하 려고 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서술한 시장의 실패에 대처하는 데에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반면 조직내 권한이 권력으로 바뀌기도 하고 계층제의 조직이 경직화하는 조직의 실퍅를 수반하는 경향이 있다. 시 장과 Hierarchy조직은 각기 자기의 실패를 다소마마 완화하기 위해서 상대의 장점을 받아들이려 하고 시장은 조직의 장점을 조직은 시장의 장점을 흡수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시장과 조직은 상호침투한다. 필자 중 한사람은 그 상태를 포착하여 시장과 조직 중간에 위치한다는 의미 에서 중간조직이라는 포착방법을 사용한 적이 있다. 그러나 중간조직이 라고 하면 성격이 이매하고 타협적인 느낌을 주므로 보다 적극적인 포 착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것이 네트워크 개념이며 우리는 불확실성이라는 문제에 주목함에 따라 시장과 조직을 transend 하는 것으로 네트워크를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과 조직을 중첩시켜서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구체적인 수단은 정 보축적이다. 시장은 memory를 가지지 못하므로 조직을 만들어 정보축적 을 가능케하려고 한다. 이는 거래 코스트의 경제학의 경우 정보코스트 를 절약한다고 하는 개념을 초월하는 적극적 규정이다. 그 때 만약 정 보축적이 내부조직화함으로써 생기는 것이라면 새삼스럽게 네트워크라 는 사고를 끌어낼 필요는 없다. 여기서 중요해지는 것이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서술할 정적 정보와 동적 정보의 구별이다. 내부조직화하여 축적이 가능해지는 정보는 주로 정적 정보이고 동적 정보의 축적에는 네트워크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시장에서 얻을 수 없는 것은 내부화하 여 수중에 넣는다는 것이 종래의 경제학의 사고였는데 통제범위를 넓힘 으로써 정적인 정보는 확실히 수중에 넣을 수 있지만 동적 정보가 얻어 진다고는 할 수 없다. 바꾸어 말하면 interaction에 관계됨에 따라 얻 어지는 동적 정보는 일부러 하나의 통제 산하에 넣지 않더라도 intera ction에 관련된 삶 속에 축적될 터이며 오히려 통제권 내에 거둬들임으 로 해서 자발적인 interaction이 소외되는 마이너스 가능성도 생각된 다. 결국 동적 정보의 축적에 관해서 본질적인 문제는 내부화하는가의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context를 구축하는가 하는 점이다. 경우에 따 라서는 interaction에 어느정도의 계속성이나 안정성을 주는 내부화가 유효할지도 모른다. 요컨대 내부조직화는 하나의 option이다..... 현대의본질적 불확실성에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정적 정보의 축적 뿐만이 아니라 동적 정보를 축적하는 일, 결국 다양한 context를 가지 는 것이 필요불가결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의 경계라는 인공적인 제 약을 적극적으로 넘어서 관계를 모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 안(內)과 밖(外)의 경계를 탄력화 유동화하는 네트워크 개념을 도입하 는 기본적 동기가 존재하는 것이다.
( 今井賢一 金子郁容 공저. 전게서. pp. 153--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