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4. 정보혁명과 자본주의

A.3.1.경제의 새로운 변화--정보혁명(情報革命)

최근 산업사회에는 컴퓨터, 인공위성, 테리비젼 등의 기술혁신을 중 심으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기술혁신은 인간의 커뮤니 케이션 차원에 혁명적인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농업사회에서 자본주의 산업사회에로의 전환이 (사회적 매개양식에 있어서) 자본과 가치매체차 원의 대변혁이었다면, 새로운 기술혁신은 집합표상과 커뮤케이션의 대전 환이다. 이러한 기술혁신은 산업사회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말해지기도 한다. 즉 '후기산업사회(後期産業社會)' 라는 명칭으로 규정하는 견해 에 의하면, 이러한 기술혁신은 2백년 전의 기술혁명인 증기(蒸氣)의 발견과 1백년 전의 기술혁명인 전기(電氣)와 화학(化學)의 혁신이 지구 상의 모든 지역에 끼친 영향 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치게 될 새로운 기술 혁명으로 규정된다. 또 다른 견해에 의하면 이러한 기술혁신은 산업사 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한다. '제3의 물결'이라고 규정하는 견해에 의하면 이러한 기술혁신은 세계를 농업사회에서 공업사회로 변화 시킨 것과 같은 차원의 변화로서, 공업사회(工業社會)를 전혀 다른 새 로운 사회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술혁신은 산 업혁명과 같은 차원의 혁명이 된다. 또 다른 견해에 의하면 이러한 기 술혁명과 함께 야기될 새로운 변화는 우리의 문명(文明)을 변화시킬 것 이라고 한다. 물질적 사회에 비하여 지식의 가치가 경제적 가치의 중심 을 형성하는 '지가사회(知價社會)'로 규정되는 이러한 변화는, 근대문명 과 구별되는 정신적(精神的) 문명으로서의 중세와 미래를 같은 차원에 놓게 될 것이라고 한다.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기술적 가 능성이 사회와 문명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 한 기술혁신들이 우리에게 어떠한 가능성(可能性)을 부여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가능성으로서의 새로운 사회를 인간연대의 매개양식의 차원에서 규정한다. 그것은 집합표상과 커뮤니케이션, 연대 자본과 가치매체, 법률과 권력이라는 매개양식의 여러차원 중에서 집합 표상과 커뮤니케이션의 차원(사회적 天의 차원)에서의 중대한 혁명이라 고 규정한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차원에 있어서의 변화가 집합표상, 연대자본과 가치매체, 법률과 권력의 차원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그것은 경제적 차원의 변화를 넘는 사회와 세계와 문 명의 모든 차원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우리에게 부여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대하여 평범한 용어로서 '정보혁명(情報革命)'이 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그것은 한마디로 말하여 사회와 경제, 세계의 연대성을 전면적으로 부각시키는 변화이다. 그것은 이제까지 우 리에게 당연한 것이었던 존재론적(存在論的) 세계의 종말을 의미하며 연 대성(連帶性)의 세계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정보혁명이라고 규정하는 이 혁명의 경제적 성격은 정보(情 報)와 지식(知識)의 경제적 역할이 획기적으로 증대한다는 것이다. 컴 퓨터에 의한 정보처리 능력의 발전과 정보전달 체제로서의 통신혁명(通 信革命)은 이제까지의 물질적인 제조업공장으로 상징되는 공업경제(工業 經濟)를 지식정보경제(知識情報經濟)로 변화시킨다. 그리하여 생산은 더 이상 존재물의 변형이 아니라 시간(時間)의 출현, 즉 창조적 역동성의 실현이라는 성격을 뚜렷이 하고 있는 것이다. 공업경제에 있어서 생산은 자본의 투자와 단순한 노동의 결합에 의한 존재물의 변형이었다. 그러나 지식정보경제에 있어서의 생산은 단순히 자본을 투하한다고 하여 이루 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에 의한 생산집단의 창조적 역동성의 실현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그것은 공간적 생산에서 시간적(時間 的) 생산으로, 음(陰)적인 생산에서 양(陽)적인 생산으로, 존재물의 변 형에서 존재의 생성으로 변화인 것이다.

A.3.2. 정보혁명의 세가지 성격

이러한 본질적 변화에 의하여 정보혁명은 다른 여러가지 성격을 가진 다. 첫째로, 정보혁명은 경제에 있어서 자본의 헤게모니를 약화(弱化) 시키고 지식과 정보의 헤게모니를 증대시킨다. 토지자본이 농업사회를 상징하고 생산자본이 공업사회를 상징하는 것이라면, 지식과 정보가 새 로운 사회를 상징한다. 이것은 경제에 있어서 헤게모니 자산의 변동을 가져오는 것이다. 이제까지 생산에 있어서 헤게모니 자산은 토지자본이 나 생산자본이었다. 이것은 지(地)의 차원의 자본에 의하여 생산의 헤게 모니가 결정되었던 것을 말한다. 그러나 새로운 사회에 있어서는 경제 적 헤게모니의 중심이 천(天)의 차원인 집합표상과 커뮤니케이션의 차 원, 즉 지식과 정보를 장악하고 동원할 수 있는 개인이나 집단에게 옰겨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본가에서 경영전문가집단 에의 헤게모니의 이동이기도 하고, 기업의 창업에 있어서 자본의 동원 자에 대하여 지식과 정보에 기반한 창조적이 기업가에로의 기업헤게모니 의 이동이기도 하다.1) 이에 대하여 자본은 자본시장에서 비교적 용이 하게 조달할 수 있게 되고, 그 헤게모니에 있어서 전략적(戰略的) 중요 성이 저하한다. 자본보다는 지식과 정보가 우월한 헤게모니를 장악하게 된다는 것이다.

경제는 이제 단순히 자본과 노동의 투입을 통한 생산이 아니라, 교 육을 받은 노동자와 기업가의 지식과 정보체제를 통한 유리한 분배에 의하여 좌우되게 되었다. 그리하여 교육(敎育)과 정보체제야말로 경제의 생명선이 되었다. 이윤은 이제 더 이상 생산자가 생산한 그 상품의 내재 적(內在的) 가치에서 연유하는 것이 아니다. 이윤은 경제의 상호의존적 인 연대성 속에서 지식과 정보를 동원하여 누가 더 많은 소비자를 끌 어들이고, 전체 생산물 가운데에서 가치매체의 형태로 누가 더 많은 분 배권(分配權)을 확보하며, 누가 더 많은 법률적인 제약에서 용이하게 이윤을 지킬 수 있는가 하는 능력에 의하여 좌우되게 되었다. 연대자본 과 가치매체 차원의 헤게모니에서 지식적인 집합표상과 커뮤니케이션 차 원의 헤게모니에로의 이동이 정보혁명의 본질적 내용이다.

둘째로, 정보혁명은 제조업과 같은 전통적인 물질적(物質的) 공업제 품에 있어서도 그 물질적 성격이 중요하지 않게 되고, 물질성(物質性) 이 없는 상품이 경제의 중심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것은 공업사회 이 전의 대종(大宗)을 이루든 농업 생산물이, 공업사회가 시작되고 발전하 면서 경제에 있어서 더 이상 중심적 부문이 아니게 되었던 것과 같 다. 이제 물질적인 공업제품은 그 중요성이 저하될 것이다. 이것은 공 업생산의 절대량(絶對量)에 있어서 퇴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 은 공업사회로의 전환이 농업에 있어서의 생산성의 획기적인 증대에 기인하는 것과 같이, 정보혁명에 의하여 물질적 공업생산의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증대하는 것에 기인한다. 산업사회에로의 전환이 소수인구 에 의한 농업생산이 전인구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 미하는 것과 같이, 정보혁명은 소수인구에 의한 물질적 공업제품의 생 산이 전인구의 물질적 상품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물질적 생산물에 있어서도 그 가격은 물질의 양적인 성격이 아니라 그 상품이 내포하는 지식이나 창조성, 심미적(審美的) 성격에 의하여 결정된다. 이것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옷과 패션디자이너에 의하여 디지인된 옷과의 차이와 같은 것이다. 물질적으로 동일한 량과 질의 옷감이 사용되더라도 두 개의 옷은 전혀 가격으로 판매된다. 그리 하여 지가상품(知價商品)이라는 표현이 함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상품 은 그 물질적 성격이 아니라 그 상품과 소비자와의 관계에서 규정되는 지식의 가치에 의하여 가격이 결정된다.2) 상품의 (물질성이 아니라) 보다 소비자의 개성과 가치관과 미의식(美意識)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 는 상품의 개성적(個性的) 가치가 가격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상품의 가격은 그 상품의 물질적 존재성에 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생산자의 창조성과 소비자의 주관성(主觀性)과의 관계에서 결정된다. 이와 함께 물질성이 의미가 없거나 물질성이 전혀 없는 상품이 중요한 상품의 영 역이 된다. 그림이나 조각과 같은 예술품이나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은 그것에 사용된 물질적 자료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보는 전혀 물질성 이 없다. 정보산업과 교육산업(敎育産業)이 산업과 고용에 있어서 중대 한 영역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서어비스업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상품의 물질성이 그 상품의 본질적 성격이 아니게 되었다.3) 물질적 공업상품으로부터 지식과 정보 중심의 물질성이 저하된 상품으로의 중 심이동이 정보혁명의 하나의 성격이다.

세째로, 정보혁명은 시장(市場)의 성격을 변화시키고 비시장적(非市 場的) 부문의 중요성을 증대시킨다. 시장은 이제 단순히 물질적 상품이 가격에 의하여 매매되는 장이 아니라 정보의 네트워크이다. 정보처리기 술의 발전은 제조업생산이나 모든 생산이 표준적인 대량생산, 대공업경 제에서 다품종소량생산(多品種少量生産)의 경제, 또는 정보와 서어비스 의 경제로 변화한다.4) 자본주의에서는 상품의 생산과 소비에 대한 유 일한 정보는 가격이었다. 생산자는 시장가격을 기준하여 생산을 결정하 고 소비자도 시장가격을 기준하여 구입하였다. 표준적인 대량생산이 이 루어지고 경제가 독과점화하자 시장은 가격정보만이 아니라 광고의 문 제가 되었다. 이러한 광고는 대중을 상대로하여 대중의 욕망(慾望)을 창조(創造)하는 것이이었다. 여기에서 나아가 정보혁명은 생산과 시장 을 정보의 커뮤니케이션 망 속에 포괄한다. 생산은 소비자에 관한 정보 의 투입이고 소비는 생산에 관한 정보의 투입에 의하여 규정된다. 이제 는 무조건 상품을 생산하여 시장의 심판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생산 자체가 지식과 정보와 계약(契約)의 한 과정이 된다. 또한 소비행위 자 체가 생산의 정보유통의 한 과정이다. 그리하여 경제는 단순히 가격에 의하여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 정보에 의하여 통합된다. 분배도 지식과 정보에 의하여 결정되며, 더 많은 지식과 더 많은 정보가 분배량을 좌 우하는 것이다.

한편 정보혁명에 의하여 비시장(非市場) 부문의 중요성이 증대한다. 자본주의 산업사회에서는 인간의 삶의 모든 측면이 시장화하는 것이었 다. 농업사회에서는 자급자족적이고 시장은 부수적인 것이었다. 그것이 산업사회에로의 변화에 의하여 일체의 것이 시장화되었다. 그러나 정 보혁명은 다시금 비시장부문을 증대시키게 된다는 것이다.5) 소비자가 지식과 정보와 시간을 가지게 되면 생산과 소비에서 소비자의 영역이 넓어진다. 과거의 의사(醫師)가 하던 역할의 많은 부분이 지식과 정보 를 시장에서 제공받은 환자 자신이 하게 된다. 과거의 건축업자가 하던 일의 많은 부분을 지식과 정보와 건축자재를 제공받은 수요자 자신이 직접하게 된다. 과거에 학교에서 이루어지던 교육(敎育)의 많은 부분이 시장에서 지식과 정보를 제공받은 부모가 직접하게 된다. 정보산업의 성격은 이러한 것이다. 산업사회에 있어서 인간의 삶이 존재론적으로 분해(分解)되었던 것이 지식과 정보의 수용에 의하여 다시금 인간의 삶 이 종합된다. 산업사회에서는 가사노동(家事勞動)과 같은 비시장부문은 무시되었다. 그러나 정보혁명은 시장에서의 유통은 지식과 정보 중심으 로 변화하고 가사노동과 같은 성격의 자조적(自助的)인 비시장적 노동 이 증대한다. 이러한 자조적인 노동은 생산적 노동이면서 동시에 소비 적인 노동이고 생산과 소비의 차원이 아닌 삶의 실천이다. 시장에 의하 여 생산적 실천과 소비적 실천으로 분해된 인간의 삶의 실천양식이 다 시금 생산이면서 동시에 소비이고, 생산과 소비의 차원이 아닌 삶의 실 천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것은 공산주의(共産主義)의 이상(理想)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실현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기도 하다. 즉 피아노 조율사(調律師)가 화폐소득을 얻기 위하여 하루 에 4시간 정도 일하거나 나머지 시간에는 음악회에 가고 자신과 친구들 이 조직한 오케스트라로 무료연주회(無料演奏會)를 열고 사냥과 낚시를 가는 것과 같은 그러한 사회이다. 이러한 삶의 전환을 지식과 정보의 유통이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생산성과 같은 여러가지 경제적 요 인들이 비시장적인 부문에 의하여 좌우된다는 것을 말한다. 시장에 의 하여 계량적(計量的)으로 규정되지 않는 부문은 경제이론의 영역에 들 어오지 못한다. 그리고 과거에는 경제적 분석을 위하여 비경제적인 요 소는 무시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경제는 자체적으로 독립하여 존재하는 구조물과 같은 것으로 규정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경제 는 독립적인 구조물이 아니라 비경제적인 요소에 의하여 더욱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A.3.3. 정보혁명의 자본주의적 실현양식(實現樣式)

그러나 위와 같은 설명들은 가능성이다. 현실에 있어서는 기술적 가 능성이 그대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혁명이 함축하는 가능성은 자본주의적 현실장(現實場)의 규제성(規制性)에 의하여 그 출현양식이 규정된다. 현실의 체제가 정보혁명의 여러 가능성 가운데 현실적으로 실현시키는 가능성을 선택(選擇)하는 것이다. 가령 자본주의 체제에서 는 정보혁명의 가능성 가운데 이윤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실현될 수 없다. 체제의 논리와 기술적 가능성들은 상호작용하며 서로를 변화 시키고 서로를 인연(因緣)으로 하여 현실로 연기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보혁명은 자본주의 자체를 변화시킨다. 정보혁명이 관리사회주의의 붕괴에 대한 중요한 요인의 하나였듯이, 자본주의 역시 변화시킨다. 첫째로, 정보혁명에 의하여 지식과 정보가 경제의 중심적 헤게모니 자산으로 변화함에 따라, 자본가(資本家)가 변화되고 자산시장(資産市 場)의 발전을 가져온다. 공업사회에 있어서 자본가는 자본의 지배자일 뿐만 아니라 생산을 직접 지배하는 기업가이기도 하였다. 말하자면 자 본가는 생산의 주체였다. 그러나 이제는 자본을 소유한다는 것만으로 기업가로서의 생산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정보적 사회에 있어서 생산 의 주체는 생산과 경영과 판매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동원하고 조 직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제 자본가는 생산의 주체 가 아니라 그들 자본을 자산의 형태로 소유하고 있으면서 그 권리로서 불로소득(不勞所得)을 취득하는 금리생활자가 되었다. 이것은 자산이 거래되는 자산시장을 발전시켰다. 자본가는 생산이 아니라 자산시장에 안주하여 자산이득(資産利得)을 취득하는 계층으로 전환하였다.6) 그러 나 이것은 자본가가 몰락하고 경제적 불평등이 해소되고 계급대립이 없 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산시장은 자본가가 정보혁명 에 대응하여 자신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자산시장이야말로 가장 고도로 조직된 정보적(情報的) 시장이다. 자산시장에서는 지식과 정보가 바로 화폐적 소득과 연결된다. 자산을 가진 사람을 물질적 생산이 아니라 지 식과 정보로서 바로 화폐소득을 취득한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새로운 기술의 적용하고 지배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적 용되고 정보게임이 밤낮으로 벌어지고 있는 곳이 자산시장이다. 과거에 자산시장은 생산자본에 필요한 화폐자본을 동원하는 부수적인 부문이었 다. 그러나 이제는 자산시장은 실물시장(實物市場)과 대등한 차원이거 나 그 이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자본주의가 정보혁명을 현실화 하는 형식이다.

둘째로, 생산의 이러한 변화는 자본가만이 아니라 노동자(勞動者) 를 변화시켰으며, 지식노동자가 노동의 중심을 형성하게 되었다.7) 이 제 노동은 지식이 불필요한 단순한 육체노동이 아니라 각자의 지식과 기술이 노동의 핵심적 요소로 변화하였다. 과거의 노동자는 항상 대체 가 가능한 기계의 한 부분품에 불과하였다. 기계의 나사가 고장나면 즉각 갈아끼울 수 있듯이 노동자도 항상 즉각적인 대체(代替)가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노동은 점점 자동화(自動化)됨으로써 단순한 노동은 로보트에 의하여 대체되게 되었다. 이제 노동자는 기술과 지식에 의하 여 자신의 기능을 수행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노동이 자아 실현적인 노동이나 창조적인 노동이 되었다거나 고통이나 스트레스가 감소된 노동이 되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8) 노동의 성격은 기 술에 의하여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 의하여 규정되는 것 이다. 다만 노동자는 용이하게 대체되지 않으며 모든 노동이 정보 커뮤 니케이션 속에서 그것을 처리하고 생산에 창조적으로 기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생산과 경제발전은 교육받은 노 동자의 창조적 능력에 의하여 결정적으로 좌우되게 되었다. 경제발전과 고용은 자본과 유효수요와 같은 전통적인 경제적 범주보다는 양질의 노 동력을 확대할 수 있는 교육이 중요하게 되었다.

세째로, 정보혁명은 지식과 정보가 경제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노동 이 지식노동으로 전환하므로서 교육(敎育)이야말로 경제의 가장 결정적 인 범주로 등장하게 된다.9) 공업사회에 있어서도 교육은 중요한 것이 었다. 그러나 그러한 교육은 문맹율(文盲率)을 줄이는 수준의 단순한 교육으로 충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까지 학교교육의 방식은 새로운 사회에 있어서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 새로운 교육은 모든 국민에 대한 교육이어야 하고, 사람들은 평생동안 항상적으로 재교육받지 않으 면 안 된다. 교육은 인생의 일정한 시기에 있어서 받게되는 지식의 축 적으로 완결될 수 없다. 그것은 항상적으로 일어나는 정보유통(情報流 通)의 한 모습이 된다. 지식과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인생의 일정한 시기에 받는 교육으로 삶에 필요한 지식이 완성될 수 없 다. 과거 동양에 있어서 교육이란 수십권의 고전(古典)을 암기하는 것 이었다. 서구 중세에 있어서 교육이란 종교를 중심으로 하는 특수한 주 제에 대한 특수한 계층의 지식의 전수였다. 산업사회에 있어서 교육은 공업생산에 필요한 수준의 지식의 전수 였으며 인생의 일정한 기간에 축적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산업사회에 있어서도 교육기간은 점 점 길어졌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교육기간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될 수 없게 되었다. 의사(醫師)의 경우에 있어서 이제 교육은 그 오랜 기간의 교육으로도 부족하여 항상적으로 일어나는 새로운 의학지식의 흡수야 말로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지식은 정보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 은 가공되고 심화된 정보이다. 정보혁명에 있어서 지식과 정보는 이제 모든 국민에게 있어서 삶의 모든 측면에 직결되는 삶의 가장 기초적인 양식이 된다. 마치 자본주의 산업사회에 있어서 은행저축이나 재산이 그의 삶을 지탱하고 있듯이, 정보혁명에 있어서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 의 지식과 정보를 끊입없이 재충전하는 것에 의하여 자신의 삶을 유지 할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현재의 학교교육제도는 진부(陳腐)한 것이 되었다. 사회전체가 교육적 구조를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10)

네째로, 정보사회에서는 정보통신체제의 발전이 사회와 인간의 연대 (連帶)를 확장하고 심화(深化)시킨다. 공업사회에 있어서 인간의 경제 적 연대를 확장하고 심화시킨 것은 교통수단(交通手段)의 발달이었다. 철도의 건설과 고속도로의 건설, 비행기의 발달과 배의 발달,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주를 나르는 인공위성(人工衛星)의 발전은 산업사회의 영광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공위성의 발사는 전혀 다른 결과 를 가져왔다. 그것은 과거의 철도나 고속도로 또는 배나 비행기가 하였 던 것처럼 사회의 공간적 영역를 확장시킨 것이 아니라 컴퓨터, 테리비 젼과 결합하여 인간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야기 하였다. 인공위성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전지구적 범위로 확장하는 데 기여하였다. 따라서 인공위성의 발사와 비행기의 발전과는 다른 것 이다. 과거에는 인간과 물질을 이동시키던 것을 이제는 인간은 가만 두 고 정보를 대량으로 이동시키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의 커뮤니 케이션을 (공간적으로 확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으로 심화시키 는 것이 되었다. 과거에 철도와 고속도로의 건설에 대량의 투자가 진 행되고 그것이 세계를 변화시켰듯이, 정보통신 네트워크의 건설에 대량 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그것이 세계를 변화시킬 것이며, 현재 세계를 변 화시키고 있는 것이다.11)

다섯째, 이러한 결과로 경제는 진실로 세계화(世界化) 되었다. 세계 경제의 형성은 국제경제(國際經濟)와는 다른 것이다. 이제 국가는 경 제의 공간적 영역이 아니라 이익(利益)의 영역이다. 국가는 세계적 차 원에서의 경제적 가치의 분배를 둘러싼 분배투쟁의 주체이지, 경제가 하나의 공간적 통합을 이루는 장(場)이 아니다. 경제적 생산은 전지구 적(全地球的) 범위에서 이루어지며 소비 역시 전지구적 범위에서 이루 어진다. 한지역의 생산과 소비는 지구의 반대편의 지역까지 포함하는 다른 지역의 소비와 생산에 의존하게 되었다. 근대국가의 경제적 의 미는 동일성과 정합성을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 재의 국가는 수출과 수입, 자본의 대차와 환율의 변동, 무역규정의 변 화를 통하여 세계경제에서 자국(自國)에게 유리한 분배상태를 추구하 는 주체가 되었다. 세계경제는 하나의 시장 하나의 수요 하나의 공급을 이루는 하나의 경제로 통합되었다. 모든 생산자는 세계의 수요를 전제 로 생산하며 모든 생산은 세계적 차원에서 생산요소를 결합한다.12) 자본은 이익을 따라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하여 이동하며 자산시장은 세계적 규모에서 형성된다. 각국의 통화(通貨)가 하나의 상품이 되어 모든 국가에서 외환시장을 형성한다. 자본은 다양한 형태의 자산으로 변화하여 세계적인 차원에서 거래된다. 그리하여 세계적 금융시장과 자 산시장은 지배적인 국가가 세계적인 차원에서 소유소득을 획득하는 기 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지식과 정보 그리고 지적 소유권(知的 所有權)이 새 로운 유형의 소유소득을 창출하는 기제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선진국 이 화폐를 자본으로 대여하고 국제적인 차원에서 소유소득을 취득하였 다. 그러나 새로운 경제에서는 이와 동시에 지식과 정보가 화폐의 대여 이상으로 중요한 소유소득의 원천이 되고 있다. 그것은 소유소득이라고 하기에도 곤란한 새로운 범주이다. (소유소득과 노동소득의 구별은 물 질적 공업경제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지식과 정보 그리고 지적소유권 의 지배에 의한 화폐소득은 새로운 범주이다. 그러나 그것은 여전히 소 유에 기한 것이고 권리소득(權利所得)이라는 점에서 소유소득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제를 뒷받침하는 것이 정보적 기술이다. 정보적 기술은 수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수많은 경제적 거래 를 정보로 선환하여 유통시킴으로써 자산시장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산시장은 대단히 불안정한 것이다. 시장은 가치 매체와 가격에 의하여 통합되는 기제이지, 정보에 의하여 통합되는 기 제가 아니다. 그런데 자산시장은 정보적 통합으로 분배를 처리하고 있 다. 그럼으로써 그것은 생산과 가격에 의하여 이윤이 실현되는 장이 아 니라, 정보에 의하여 소유소득을 투기(投機)하는 카지노(casino)가 되 고 있는 것이다.


***주1)***
산업사회에 있어서 戰略的인 資源은 자 본이다. 1백년 전에도 많은 사람들은 제철공장을 건설하는 방법을 알았 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건설할 돈을 마련할 수 있었던 사람은 많지 않았었다. 벨이 최초로 지적했듯이 우리의 새 사회에서는 <전략적 자원> 이 情報이다. 그것은 새 사회에서 唯一한 자원일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 한 자원이다. 정보가 전략적 자원이 됨으로써 경제 시스템에의 접근은 훨씬 쉬워졌다. 이제는 널리 알려져 있는 인텔사는 이에 관한 좋은 예이 다. 인텔은 1968년 노이스와 무어가 자신들의 고용주였던 페어차일드 세 미컨덕터로부터 독립해 나옴으로써 생겨났다.인텔은 250만 달러의 모험 자본(venture capital)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처럼 핍박한 재정적 지 원의 배후에서 이 회사를 1980년에는 연간 매상고 8억5천만 달러의 대기 업체로 끌어올린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다름 아닌 두뇌력이었 다. 노이스는 집적회로의 공동발명자로 인텔은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개 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창설자인 노이스는 무엇이 전략적 인 자원인지를 잘 알고 있다. 그는 반도체 분야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철강이나 자동차 혹은 다른 몇몇 산업들과는 달리 이 산업은 결코 과점적 산업이 아니다. 그것은 자본집약적인 산업이라기 보다는 두뇌 집약적인 산업이다." 이것은 현재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업가 의 폭발, 즉 신규 개인기업의 대대적인 증가의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1 950년에 우리는 연간 9만3천건의 비율로 새 기업을 창설했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연간 60만건의 비율로 새기업을 창설하고 있다.
(죤 네이스비트 저. {대조류(Megatrends)} 한국경제신문외신부 역. p.40-41)

***주2)***
그렇다면 <知慧의 價値> 또는 <지가 (知價)>란 어떤 것일까? 이 점에서도 현재에 있어서 경제학자나 평론가 는 크게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지혜의 가치에 해당하는 것을 강조하는 학자나 평론가는 적지 않으나 그 대부분은 그것을 교육산업이 라든가 정보산업이라든가에 연결시켜서 경제의 소프트화에 직결시켜 버 린다.....확실히 교육산업이나 정보산업은 지가를 판매하는 업종임는 틀림없다. 따라서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가를 지 가 자체로 판매하는 산업이 경제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큰 것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지가의 압도적 대부분은 형태가 있는 재물, 또는 종래로부터 존재하는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일체화된 형태로 나타 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여기에 한개의 넥타이가 있다고 하자. 그것이 에르메스라 든가 밀러쇼온과 같은 세계적 유명상표의 제품이라면 2만 엔이상 한다. 그런데 같은 재질 (예를 들면 실크)의 넥타이라도 상표가 없으면 4천엔 이하이다..... 그렇다면 유명상표의 넥타이는 소재가 가공비 외에 어떤 가치가 포함되어 있는가? 그것은 상표의 이미지가 좋다든가 디자인이 세 련되어 있다든가 하는 지혜의 가치 즉 지가(知價) 가 포함되어 있는 것 이다.......
(사까이야 다이찌 저. {지가혁명} 덕윤 학술부 역. p. 62-63)

***주3)***
그러나 이른바 서비스 직종이라는 것 을 면밀히 관찰해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서비스 근로자들의 절대 다 수는 실제로 정보의 창조와 가공, 그리고 유통에 종사하고 있다. 이른 바 서비스 부문에서 정보나 지식 근로자들을 제외한 순수한 서비스 근로 자는 1950년대 이래 꾸준히 11 % 내지 12 % 수준을 유지해 왔다. 물론 서비스 직종의 성격은 바뀌어 왔다. 예를 들어 가정부는 사실상 완전히 사라졌고, 가공식품 종업원들은 크게 늘어 났다. 그러나나 전통적인 서 비스부문의 종사자수는 극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해 왔으며 미국 전 체 노동력에서의 비율은 10 % 정도이다.

근로자들의 진정한 증가는 정보직종에서 이루어졌다. 1950년에는 불 과 17 % 정도가 정보직종에서 일했다. 그런데 이제는 60 % 이상이 프로 그래머와 교사, 사무원, 비서, 회계사, 주식중매인, 경영인, 보험요원, 관료, 변호사, 은행가, 그리고 기술자로서 정보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근로자들은 제조업체 내에서 정보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대부분 의 미국인들은 정보를 창조, 가공 혹은 유통시키는 데 자신들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예를 들어 금융업과 증권시장 및 보험업에서 일하는 근로 자들은 모두 정보직종을 보유하고 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버치는 오늘날 노동력의 단 13 % 만이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죤 네이스비트 저. 전게서 p. 38- 39 )

***주4)***
일본 서독 미국 혹은 소련에서조차도 전 기제품, 화학, 항공우주, 전자공학, 특수 차량, 통신 등의 각 산업분야 에 있어서 小量多種 생산화의 경향이 매우 두드러지고 있다. 예를 들면 일리노이 주 북부의 웨스턴 일렉트릭사의 최신형 플렌트에서는 , 4백종 이상의 전기회로 팩을 생산하고 있는 月産 2천에서 어떤 것의 경우는 월 산 겨우 2개인 것까지 있다. 콜로라도 스프즈의 H-P 공장의 각 모델마 다의 생산량 역시 소량으로서 50에서 1백 단위가 보통이다. 미국의 IB M, 폴라로이드, 맥도널 더글라스, 웨스팅하우스, 제너럴 일렉트릭, 영 국의 플래쉬,ITT, 독일의 지멘스, 스웨덴의 에릭슨 등의 각 사에서도 역 시 단기가동과 주문제품으로의 변화가 현저히 나타나고 있다.
(앨빈 토플러 저. {제3의 물결} 유재천 역. p.217)

***주5)***
제3의 물결 시대에는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시장)생산이 절반이고 자기자신을 위한 생산이 절반이라는 생활 양식이 일반적이 된다. 실은 산업혁명 초기의 농민은 서서히 노동자 로서 도시로 흘러들게 되고 생활이 달라져 버렸지만, 전환기에는 절반은 농촌에서 일하고 절반은 공장에서 일하는 상태가 오랫동안 계속 되었다. 식량은 자신이 생산하고 필수품의 일부는 구입,일부는 자기자 신이 만드는 식의 생활이었다. 이러한 생활을 현재도 계속하고 있는 지 역이, 세계 안에는 아직도 많이 있다. 기술의 발달이 뒤늦은 나라들이 그것이다. 상품 식량 생산의 기술이 발달하고, 아마튜어들이 자신을 위 한 물건을 만드는 방법이 비약적으로 진보하게 될 21세기라는 시대에 이 생활 형태를 적용해 보면 어떻게 될까. 예컨대 미래의 생산=소비자는 양복의 옷본을 사가지고 오는 따위 짓은 하지 않고 전자미싱을 조작하는 프로그램이 들어 있는 카세트테이프를 사가지고 올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어지간이 솜씨없는 남자라도 자신의 와이샤쓰 쯤은 기계로 바느질 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가계 만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자 동차를 정비할 뿐만 아니라 손수 차를 조립해 버릴지도 모른다.......

제3의 물결의 문명은 역사상 처음으로 탈시장(trans-market) 시대 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탈시장문명이란 유통기구가 없는 문명을 의미하 는 것은 아니다. 소규모이고 고립되었으며 자급자족에 철저한 지역공동 체가 상호교역도 하지 않고 또 그것을 바라지도 않는 그런 세계로 되돌 아간다는 것은 아니다. 문명이 후퇴하는 것도 아니다. 탈시장문명은 시 장에 의존하는 문명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시장을 건설하고 확대하 고 유통기구를 완성시키기 위해서 에너지를 소모하는 문명은 이미 아니 다. 시장은 이미 완성되어 있는 것이므로 탈시장 문명은 새로운 과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는 것이다.
(토플러 저. 전게서 p. 313-314, 323-324)

***주6)***
게다가 또 비즈니스의 성공은 선진국에 서 자본가를 경제적으로 의미가 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제1차대전 이전과 비교해 본다면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훨씬 힘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제1차대전 전 당시의 대기업가 존 D. 록펠러, J. P. 모 건. 앤드류 카네기, 알프레드 크루프 같은 사람들은 자기의 돈으로 전체 업계의 자금을 댈 수가 있었고 또한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들이야말로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지배하는, 마르크스가 말하는 진정한 의미에 있어 서의 자본가였다. 1988년 9월 7일자 포춘지에 게재된 오늘날의 미국부호 의 상위 1천명의 재산을 모두 합친다 해도 미국의 주요산업 하나의 자금 수요를 몇 개월 밖에 대지 못한다......

오늘날 선진국의 대부호 모두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고 해도 세계경 제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신문의 기사거리이긴 해도, 그 동향은 매스콤의 사교란에서 취급할 정도이며 경제면을 장식하 지는 못한다. 지금은 경제활동 그 자체에 대부호는 관계가 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들 자본가의 영향력도 그 경제적인 중요도와 함께 급속히 저 하하고 있다. 1907년 J. P. 모건이 증권을 매입하는 쪽으로 돌아서는 것만으로도 증권시장의 폭락은 피할 수 있었다. 1922년 독일의 석탄철광 왕 후고 시틴네스는 혼자 힘으로 독일을 초인플레이션으로 몰아넣는 정책을 정부에 시행토록 했다. 오늘의 경제인은 그런 것은 꿈에도 생각 할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은 스스로 힘이 없음을 충분히 자각하고 있다.
(드락카 저. {새로운 현실} 김용국 역 p. 217-218)

***주7)***
바야흐로 모든 선진국이 지식사회로 되 고 더구나 탈비즈니스 사회로 되어가고 있다. 오늘날 선진국에서는 좋 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는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다. 사회의 중심이 지식 노동자에게도 이행한 결과이다. 어느 의미에서는 이것은 사회진화의 당 연한 귀결이다. 우리들은 이마에 땀을 흘리고 근육을 사용했던 시대에서 공업시대를 거쳐 마침내 지식노동의 시대에 들어섰다. 지식노동의 시대 가 도래한 것은 마침내 과거와의 결별을 뜻하는 것이다. 극히 최근까지 도 지식을 필요로 하는 일 따위는 거의 없었다. 지식은 장식의 일종일 뿐 필수품은 아니었다. 19세기 미국 실업가 중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사 람은 대금융가 J. P. 모건 한사람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모건 조차도 대학 중퇴의 학력이었다. 그는 수학을 배우기 위해 입학했던 괴팅겐 대 학에서 몇학기만 이수한 후 중퇴하고 부친의 은행에 들어갔다. 유명한 실업가 중에는 고등학교 졸업은 커녕 입학해 본 사람조차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식노동자가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에 들어서 부터다. 금세기, 말하자면 1900년 이래 오늘날까지 미국인구는 7천5백 만 명에서 2억 5천만명으로 3배가 증가했다. 대학교수는 금세기 초 그 수가 1만명 이하였다. 그 대부분은 교회계통의 작은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었다. 그러나 80년 후인 노늘날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사람의 수는 실로 50만 명 이상이나 된다. 대학교수 이외의 지식노동자--회계 사, 의사, 의료기사, 각 분야의 분석가, 경영관리자 등등--도 마찬가지 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이외의 선진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금세기 첫 4분의 3 동안 수입과 사회적 지위에 있어서 경이적인 향 상을 기록해 왔던 공업노동자가 이제는 사회의 지류적 존재로서의 노동 자계급이 되고 사회문제로 되고 있다. 그들은 미국사회의 주류가 아니 며 餘流로서의 카운터 컬처인 것이다.
( 드락카 저. 전게서 p. 211-213)

***주8)***
어떤 穿孔員의 보고에 의하면, 컴퓨터 가 설치되기 전에는 다소나마 변화있고 때로는 정확한 판단을 요구하는 작업을 했다. 이때는 그런대로 견딜만 했다.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몇명 의 동료가 3-4주마다 원래의 천공원 집단에서 배치전환되어 보다 단조롭 고 반복적인 새로운 작업을 하게 되었다. 직무내용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작업보조는 연속적이고 지속적이었으며 억압적이었다. 여자들이 자주 투덜거리는 말은 "우리는 지금 기계를 위해서 일하고 있다"는 말이다. 던칸 부인에 의하면 천공작업을 하는 소녀들은 모두가 "신경이 파괴되었 다" "만약 작업중의 오퍼레이터에게 말이라도 걸면 그녀는 1마일 이라 도 튀어오르고 말 것이다. 긴장할 도리밖에 없다. 기계 때문이다. 감독 자가 우리의 작업량을 공식적으로 기록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다루고 있 는 카드 상자를 세어보면 우리가 각각 얼마만큼 일했는가를 당장 알 수 있다." 다른 회사에서 오퍼레이터로 근무했던 캘빈 부인도 같은 유형의 긴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하고 있는 사람의 어깨라도 두드린 다면 그녀는 지붕을 뚫고 날아가버릴 것이다."
(해리 브레이버맨 저. {노동과 독점자본} 이한주 강남훈 역 p. 285)

***주9)***
앞으로 수십년 안에 교육은 큰 변화 를 이룰 것이다. 그 변화는 인쇄된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을 한 최초 의 근대적 학교가 생긴 이래 오늘에 이르는 300년 동안에 볼 수 있었던 변화보다 훨씬 클 것이다. 오늘날 경제에 있어서 지식이 참된 자본이며 부를 낳는 중심적인 자원으로 되어가고 있다. 그러한 경제는 학교에 대 해서 교육의 성과와 책임에 관련하여 새롭고 엄중안 요구를 한다. 게다 가 오늘날 사회에 있어서는 지식노동자가 중심적 존재이다. ......

오늘날에는 새롭게 등장한 미디어가 새로운 교육을 대량으로 공급 하고 있다. 테레비젼이나 비디오가 아이들에게 학교와 마찬가지로 실제 로는 아마도 그 이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가 지식으 로 변환하고, 도구로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이 고 또한 목적의식을 가진 학습의 장인 학교의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지식사회는 그 구성원에 대하여 학습방법을 배우도록 요구한다. 육체 노동의 기술은 서서히 변화하지만 지식사회의 지식은 그 본래의 성격상 급속히 변화해 간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석공으로 생계를 꾸렸다. 석 공으로서의 소크라테스는 만약 현대의 돌공장에서 일한다 해도 위화감 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철학자로서의 소크라테스는 기호논리학 이니 언어학이니 하는 현대 철학의 문제나 방법론에는 당활할 수밖에 없 을 것이다.
(드락카 저. 전게서 p. 280--282)

***주10)***
새로운 교육제도는 계획을 입안하게 될 때, 교장이나 학장 등을 위한 시설운영상의 목표라든가, 전문적 교 육자가 가지고있는 교수목표라든가 또는 어떠한 가설상의 계급에 속하는 국민의 학습목표 등을 검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그 것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라는 문제에서부터가 아니라 '학습자는 학습을 하기 위해서 어떠한 종류의 사물이나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원 하는가?' 라는 물음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학습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를 위해서 정보와 그 정보의 사용법 에 대한 타인으로부터의 비판적 반응이라는 양면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보는 사물이나 사람들 속에 축적된다. 훌륭한 교육제도에 있어서는 학습자는 마음대로 사물을 이용할 수가 있다.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 밖에도 그 사람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것이지만 학습자에 대한 비판은 두개의 방향으로부터 행해진다. 동 료나 선배가 그렇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직접적인 흥미를 같이하는 학습자 동료나 혹은 자기의 훌륭한 경험을 학습자에게 분배해 주는 사람 들이다. 동료는 그 학습자와 같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동료가 되는 것이며, 기분이 좋고 즐거운 독서나 산보의 동반자도 될 수 있으며, 또 여러가지 놀이에 있어서 도전자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선배는, 경우에 따라 어떠한 기능을 배워야 하는가, 어떠한 방법을 써야 하는가, 어떠한 친구들을 사귀어야 하는가에 관해서 의논상대가 된다...... 이러한 학습 을 위한 자원 중 대부분은 풍부하게 있다. 그러한 것은 종래까지는 교 육을 위한 자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으며, 또 그것들을 학습의 목적을 위해서 이용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특히 그러 하였다. 우리들은 새로운 관련구조에 관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교육을 위한 자원을 추구하려고 하는 어떤 사람이든 간에, 그 자원을 이용할 수 있게끔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관련구조이다. 그와 같 은 그물과 같은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행정적, 기술적, 그리고 특 히 법률적으로 그렇게 하기 위한 정비가 필요하다.
(이반 일리치 저. {탈학교사회} 김광한 역 p. 142-143)

***주11)***
우리가 <텔리마티끄(telematics)> 라 고 부르는 컴퓨터와 원거리통신(telecommunications)간의 결합현상의 증 가는 지금 급속도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통신수단이 우리 시대에 있어서만 사회공동체를 형성하는데 이바지해 왔던 것은 아니다. 도로, 철도 및 전기와 같은 통신수단은 가정에서부터 지역및 국가 그리고 다 국적 조직체를 형성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전기와는 달리 텔리마티끄 는 전류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정보 곧 권력(power)을 전달한다. 전 화선이나 텔리비젼 채널이 이러한 변화의 좋은 본보기이다. 오늘날 전 화선과 텔리비젼 채널은 다양한 송신기와 결합되어 컴퓨터와 정보은행 (data bank)을 연결시켜 주기 시작하고 있다. 이들과 위성통신이 결합되 어 영향력 있는 통신수단이 생겨날 것이다. 텔리마티크는 새로운 하나의 통신망이 될 뿐만 아니라 그림과 소리와 기억들을 합성하여 우리의 문 화를 변형시키는 또 다른 통신망이 될 것이다........

오늘날 어떠한 전기소비자도 전기가 어떻게 생기며 그 생산비용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고 필요로 하는 전기를 곧 얻 을 수 있다. 텔리마티끄의 장래도 이와 꼭 같은 것이라고 믿어도 될 명 백한 이유가 있다. 일단 최초의 정보망이 형성되면 그것은 삼투압 현 상처럼 확산될 것이다. 사용자들은 서로 직접 연결되고, 합리성과 비용 을 고려하여 정보 파일이 한 곳으로 축적될 것이고, 통신망의 이용규칙 도 점차 간편하게 될 것이다. 사용자들은 개인적인 정보처리실을 가질 필요성이 점점 줄어들어 전산망은 현재의 전기공급망을 닮아갈 것이다.
(시몽노라. 알랭 밍크 공저.가{L'Informatisation de la societe} 이민웅 역 (현대자본주의와 정보사회) p. 28. 52)

***주12)***
경제는 무엇보다도 수요에 의하여 결정된다. 오늘날의 세계는 특정지역의 경제조건이나 정치제도와는 상 관없이, 하나의 공통된 수요곡선, 그리고 공통된 경제적 가치관과 선호 를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전세계는 그의 기대, 반응, 행동이 공통된 하나의 경제가 되어 있다. 이것은 인류 역사상 새로운 현상이다. 이러 한 공통된 경제적 행동의 기반이 되는 것이 정보이다. 정보의 발달로 오늘날 전세계사람들은 서로서로의 생활을 다 알고 있다. 세계경제란 영 화, 라디오, TV와 같은 새로운 매체가 창조한 새로운 개념이다. 이제는 커뮤니케이션 위성이 자유세계 어느 상공을 막론하고 높이 떠 있지 않 은 곳이 없다. 이들 통신위성은 뉴욕이나 런던에서도 안데스산 고원지대 에 있는 아주 작은 촌락이나 말레이지아의 밀림지역까지도 세세히 알 수 있게 하여줌은 물론, 가령 로스앤젤레스 도로의 교통혼잡을 그 지 역에 있는 사람들 못지않게 상세히 볼수 있게도 하여 준다.........

전통적으로 말해서 하나의 공동사회란 정보가 1일 이내에 전달될 수 있는 지역을 말한다. 100년전 까지만 해도 공동사회란 반경 10마일에서 25마일에 이르는 지역을 의미했다. 전통적으로 전세계의 지방행정구 역이 이러한 공동사회--영국의 샤이어, 미국의 타운, 독일의 크라이스, 일본의 현--의 개념이 일치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오늘 날은 정보가 불과 수초 이내에 전세계로 전파된다. 2차대전 전만 해도 사람이 미국의 한쪽 해안에서 다른 해안까지 여행하려면 50시간이 결 렸다. 그러나 오늘날은 비행기로 한 곳에서 다른 곳에 도달하는데 소요 되는 시간이 하루 이상 걸리는 곳은 이 지구상에서는 없다.....

이러한 세계경제는, 18세기에 처음으로 출현하여 1900년에 이르기까 지 세계의 모든 곳을 지배하였던 국제경제와는 그 개념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국제경제하에서는 공통된 기호, 공통된 수요란 존재하지 않았 고 단지 약간의 공통된 정보만이 있었을 뿐이다. 국제경제하애서는 각 국가가 서로 독립된 경제적 가치관이나 선호 독립된 시장, 별개의 정보 를 가진 독립된 단위체들로서 존재하였다. 국제경제에서는 각 국가들이 자국의 잉여생산물을 다른 나라의 생산물과 교환하였다......
(드락카 저. {단절의 시대} 최병룡 역 (전편) p. 113-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