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학생에게도 교육서비스를...


우리는 20세기말의 역사적인 전환을 경험하며 살고 있는 행운의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 환에 대한 실감나는 예는 요즘 초.중.고 및 대학생들에게 퍼지고 있는 각종 컴퓨터 게임들이다. 어떤 게임은 폭력적이기도 하고 지나치게 선정적인 경우도 있지만 하나같이 흥미롭고 한번 게임 을 시작하면 강한 도전욕구와 성취감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기게 된다. 공부보다는 훨씬 재 미있게 즐기는 것이다. 『삼국지』라는 게임을 하다가 三國誌를 새로 두번 세번 읽는 학생도 있 다.

20세기말 전환의 시기에 무엇보다도 큰 변화를 겪게 될 부문은 교육분야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 와 통신기술의 발달은 특히 대학교육에 굉장한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이 포 켓용 계산기처럼 노트북 PC를 들고 강의실에 들어올 것이다.

이탈리아의 살레르노대학에서는 영어 문법을 전문가 시스템으로 개발하여 지능형 교수시스템의 활용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도 오래 전부터 교재저작용 툴 개발을 추진하였다. 거기서 개발된 툴을 이용하여 쇼가이(SHOGAI)란 시뮬레이션(게임)을 만들어 인류학 강의에서 일 본사회를 이해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물리, 화학, 생물, 컴퓨터언어 사회과학, 역사분야 등에서 학습용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 발하여 활용하는 사례를 많이 찾을 수 있다. 통신과 컴퓨터를 교육에 응용하는 사례들도 나타나 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로스앤젤레스)이나 텍사스의 휴스턴 대학에서는 교수 교사지망대학생 국민 학교 학생간에 통신망을 구축하여 상호간 통신에 활용하고 동시에 대학생들에게 국민학생을 대상 으로 하여 간접적인 교육 경험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이 컴퓨터기술과 통신기술은 기존의 교육방식을 아주 바꾸어 놓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의 컴퓨터 기술과 통신기술은 마치 중세의 인쇄술과 같으며 교육의 새로운 매체로서 21세기 르네상스라고 불리는 가까운 장래의 미래교육을 다음과 같이 예상할 수 있다.
먼저 교육과 학습방법이 지금의 지식전달 위주에서 과제수행 중심으로 바뀔 것이다.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학생들은 교재와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스스로 활용하고 스스로 자료검색을 하게 될 것이다. 과제수행 도중에 생기는 의문은 인공지능으로 구축된 지능형 지식 시스템과 컨설팅하면서 스스로 해결하게 될 것이다. 과제 수행을 통하여 학생들이 『어떻게』와 『왜』라는 질문을 스스 로 해결하면서 정해진 학습내용을 달성하는 방식으로 교육프로그램이 바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의 교사나 교수는 지식전달보다는 학습지도에 치중하게 되고, 많은 시간을 연구와 교육개발에 할 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로 지금의 교육시스템은 개방교육 시스템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직업 연령 거주지에 관계없이 필요한 분야에 대하여 자기능력에 따라 언제든지 스스 로 학습할 수 있고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멀티미디어와 시뮬레이션, 인공지능으로 개 발된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분야별로 보급될 것이다. 즉 누구든지 약간 의 지도와 안내만 받으면 혼자서도 전문분야를 훌륭하게 학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많은 지식 과 정보, 자료는 데이터 베이스로 구축되어 누구나 액세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업이나 연구소 에 있는 전문인력도 교사로서 교육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그야말로 사회전체가 배우고 가르치고 연구하는 지식사회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미래교육을 준비하고 개발하여 실현한다면 우리사회의 지적인 능력은 엄청나게 높아질 것 이다. 우리사회가 이러한 능력을 갖추게 되면 가까운 북한사회의 주민이나 중국 연변의 우리민족 을 교육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 주민을 모두 육체근로자로서 흡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러나 그들을 교육시켜 고급지식근로자로 만들어 세계곳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할 수는 있을 것이 다. 그들이 우리의 교육방식을 받아들인다면 그것이 바로 실질적인 통일이지 않겠는가. 또한 중국 연변의 우리민족을 교사로 활용하려 개방교육서비스를 구축한다면 12억 중국인구를 우리가 교육 시킬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구상이 너무 지나친 비약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이나 미국에서 중국이나 동남 아에 컴퓨터기술과 통신망을 이용하여 이러한 개방교육서비스를 추진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이러한 교육시스템은 바로 컴퓨터산업과 통신산업의 시장과 직결되어 있다. 또 교육서비스 자체가 하나의 산업이 되어 기업경쟁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러한 예측에 대하여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할 것이다. 어떻게 해서 든지 정부, 대학, 기업이 협동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여야 한다. 교육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발 달된 컴퓨터기술과 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연결시켜주는 개방교육시스템을 구축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직접적으로는 우리의 입시교육을 실질적인 능력교육과 인간교육으로 바로 잡을 수 있 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우수한 두뇌와 우리사회의 우수한 고급인력을 이러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연결망을 만 들어 준비한다.면 결코 미국이나 일본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송한식(동아대 경영학과 부교수)
1993년 12월 2일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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