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에 도전한 장예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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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껏 이태리 오페라를 본적이 없는 장예모가 오페라[두란꽃(투란도트)]의 연출을 부탁받았을 때 사람들은 모두 그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그러나 장감독은 이 도전을 받아들였고 게다가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었다. 6월3일 저녁 장감독이 연출한 [두란꽃]은 2천여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동양예술의 매력을 극장안에 진동시켰다. 감동이 절정에 이른 관중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거의 반 시간동안이나 박수를 쳤고, 격정을 누르지 못한 장예모와 지휘자 주빈메타는 무대앞에서 깊은 포옹을 했다. 관중들은 장감독의 주위를 둘러싸며 극찬을 했다. 6월5일의 공연에서도 대공성을 거두었다. 냉담하고 쌀쌀맞은 이태리 관중들은 장예모의 돌풍에 휩싸여 버렸다. 각국의 오페라광들 또한 구름처럼 모여들어 사람들은 축구경기와 같은 광적인 열기를 보여주었다. 오페라 역사상 기적인 것이다.
[두란꽃]은 이태리의 유명한 작곡가 푸치니의 걸작으로 원나라 공주인 두란의 이야기이다. 어릴쩍 오랑캐의 침략으로 조모를 잃고 복수를 계획하지만 결국 진실한 사랑에 감동하여 복수를 포기하고 사랑을 한다는 내용. 각 신문사들은 장감독 연출의 두란꽃 가극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찬란한 승리", "가극의 위대한 성공", "푸치니의 미완성작품을 최초로 휼륭히 완성시켰다", "그들은 동방과 서방의 충분한 교류를 가져다 주었고 마치 동양의 아름다운 도자기와 같았다"라고 극찬하였다. 이태리 예술계도 이번 연출에 대해 높이 평가했는데 저명한 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또한 "정말 불가사의하다, 일년전 까지 이태리 가극을 본적이 없는 장예모가 푸치니의 미완성 가극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였다."
주지하다시피 영화감독이 가극을 연출하는데는 어려움이 많고 특히 두란꽃은 고전극이기 때문에 더욱더 어렵다. 두란꽃은 세계에서 70여차례나 공연된 바 있고 백여편이 넘는 각색본이 있으며 두란꽃에 대한 자료는 사전을 낼 만큼 무척 많다.
장예모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뛰어난 젊은 예술인들의 협조를 구했다. 그들은 전문적인 무대설치와 의상에 관계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국내외의 인사들의 자문도 구했으며 그들은100개의 방안을 마련해 두고 있었다. 그러나 장감독은 이 모든 것에 만족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그는 문득 "나는 오페라에 대하여 문외한이다. 나는 여지껏 오페라를 본적이 없다. 유럽과 세게에 수많은 오페라감독들이 있는데 이태리 사람들은 왜 나에게 맡겼을까?이유는 바로 내가 문외한이기 때문이다. 나는 문외한이다. 나의 장점을 살리자"라는결심을 하게되었다. 그는 중국영화를 여러차례 찍은바 있기에 두란꽃을 중국식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관중들이 단지 듣는 것이 아니라 관중들과 배우들이 서로보는 시각화를 만들어 내었다. 무대 장치들도 중국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중국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시각적인 효과의 강렬함을 끊임없이 나타나게 하여 관중들이 듣는것과 동시에 본다는 이미지를 강조하였다. 장예모는 비범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가능한 모든 방법을 이용하였는데 그 첫 번째가 색채이다.
두란꽃의 의상은 중국 경극의 의상에서 힌트를 얻어서 모두 중국에서 직접 디지인, 제작된 것으로 가극이 시작되기 하루 전에 이태리에 전달되었다. 시각적인 강렬함은 관중들로 하여금 깊은 공감을 얻었다. 유란이 죽을 때 어두운 색깔과 그속에 흐르는 음악으로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지휘자주빈메타의 넋을 빼놓기도 하였다. 이태리 언론은 그를 시인같은 감독이라고 말하였다. 그는 동양의 함축적인 의미와 깊은 풍류, 상징적인 수법으로 원작의 여러 구절을 개작하였다. 그는 관중들에게 상상의 공간을 마련해 준 것이었다. 장예모와 그의 조수는 수 개월 동안의 연구로 중국의 고전을 중국극답게 만들어 내어 서양에 전달한 것이었다. 그는 두란꽃을 여러부분 수정했는데, "서양의 감독들은 기술면에서 나보다 휠씬 뛰어나다 하지만 중국적인 각도에서 그려내는 것은 누구와도 비교할수 없다"라고 말하였으며 특히 도연명의 귀거래사의 [田國將蕪胡不歸]을 인용하기도 하였다.
두란꽃의 성공으로 이태리 예술단과 주빈메타의 지원을 받게 되었고 앞으로의 연출에 전자금을 제공받기로 하였다. 장예모는 "이런기회는 예술가에 있어서 다시못올 것 같다"고 감탄했다. 장감독판의두란꽃은 장차 세계각지를 돌며 10여년동안 순회공연될 예정이며 그의 강렬한 시각적효과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그의 성공이 더욱 가치있는 것은 오페라역사상 오페라극을 한번도 본적없는 문외한의 손에서 이런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