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까지의 실험동물이라고 하는 용어는 실험에 막연하게 사용되는 동물의 의미로 쓰여져 왔다. 그러나 실험에 사용하는 동물의 중요성이 차차로 인식되면서 이 용어는 다음과 같은 명확한 윤곽을 가지게 되었다. 실험동물이란 검정, 진단, 제조, 교육을 포함 하는 모든 연구에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목적에 맞게 육성, 번식, 생산된 동물을 말한다. 이러한 실험동물은 영어로는 Laboratory animals가 일반적으로 쓰여지지만, Experimental animals라고 하는 용어도 자주 눈에 띈다. 이 두가지 단어는 모두 동일하다고 보아도 되지만, 실험동물과 실험용 동물의 구별은 확실히 해야 될 줄로 안다. 말하자면 위에서 정의한 실험동물이란 마우스, 렛드, 기니픽, 햄스타, 토끼, 특정 종류의 개나 고양이 등이 이에 속한다. 그렇지만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은 이보다 훨씬 많아서 가축(소, 말, 면양, 산양, 돼지, 닭, 개, 고양이등), 야생동물(원숭이류, 설치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 곤충류) 등도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이러한 모든 것들을 총칭해서 실험동물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연구 목적을 위해서 만들어진 실험동물이 가축이나 야생동물과 다른점은 갖가지 연구를 할 때에 그 용도에 맞게 끔, 그리고 실험동물을 사용한 동물실험에 정도와 재현성을 높이기 위하여 알맞게 만들어진 동물이라고 하는 점이다. 가축은 주로 고기, 젖, 알 , 털, 가죽 등을 생산하기 위해서나 애완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동물이지만, 연구목적을 위해서는 컨트롤되어 있지 않다. 또 야생동물도 야외에서 포획된 것이 대부분이며, 일부 실험실내 사육도 하고 있지만 이것 역시 연구목적을 위해서 컨트롤되어 있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실험동물을 이용하는 동물실험 (animal experiment)이란, 동물에 실험처치를 하고 그 결과로서 나타나는 동물의 생체반응을 관찰, 측정, 해석하는 것이다. 한편 생물검정(biological assay, bioassay)이란 약물, 화학물질, 생물학적 제재 등의 효력의 단위 혹은 역가에 관해서 동물을 사용하여 정성, 정량적으로 검정하는 것을 말한다.
동물실험이나 생물검정은 실험용 동물의 용도에서 살펴본 바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광범위한 연구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동물실험이나 생물검정은 물리.화학실험, 물리.화학검정과는 내용면에서 매우 다르다. 즉 동물실험이나 생물검정은 실험이나 검정의 수단으로서 생명을 유지하면서 먹고, 마시고, 움직이는, 즉 모든 동물의 생활을 해가고 있는 동물체를 통해서 어떤 생체계측을 하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물리나 화학의 실험이나 검정은 주로 기계적(무생물적) 계측인 것이다. 생체계측과 기계적 계측을 비교할 경우에는 측정치의 변동성 이라고 하는 점에서 커다란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어떤 물질을 측량할 경우에 1g이라고 하는 수치를 무의식적으로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 하는데, 같은 물질 1g이라도 한 그룹의 동물을 사용하여 그 약리작용을 양적으로 검토해 보면 저울하고는 비교가 안될만큼 커다란 차이가 나는 게 보통이다. 실험동물은 살아있는 시약이며 살아있는 측정기라고 일컬어지는데, 이 시약 혹은 측정기는 실질적으로 변동이 큰 시약이며 측정기라고 하는 사실 을 인식해 둘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동물실험은 물리, 화학실험과 비교할 때 실험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동요인이 많으며, 더욱이 변동요인의 인위적 컨트롤이 물리. 화학실험에 비해서 훨씬 곤란하기 때문에 변동이 심한 조건 아래에서 실험이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생물검정의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동물실험이나 생물검정을 할 때에는 실험결과나 검정결과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되는 주요한 요인을 미리 컨트롤하고 나서 할 것이 중요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보다 정확하고 정도가 높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물실험이나 생물검정에 있어서 실험동물의 생체반응에 서로 다른 차이가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생체반응의 발현에 동물체의 유전적 성질과 환경적 요소가 복잡하게 관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험동물의 유전적인 형질이 발현되는 순서에 관해서 일찍이 Russel과 Burch가 연출형(drama type)의 결정 이라는 제목 아래 설명을 했는데, 연출형이 결정되기 까지의 과정으로서 3개의 형 genotype, phenotype, dramatype과 2개의 환경 developmental environment, proximate environment을 나타낸 것이다. 즉 동물은 양친으로 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와 그것의 작용을 기반으로 해서 발생.발육.성장하는데, 동물형질의 표현형은 유전자형에 발육환경이 영향을 주어서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표현형에 근린환경이 영향을 주어 연출형이 결정 된다고 하느 것이다. 발육환경이란 수정에서 출생까지의 모태 내의 환경과 갓 태어난 동물이 포유중에 어미로부터 받는 영향을 들 수가 있다. 근린환경이라고 하는 것으로는 동물이 육성되는 환경과 실험을 하는 장소의 환경을 들 수 있다. 동물형질의 발현에 관해서 유전자형, 표현형이라고 하는 용어는 전부터 사용되어 왔는데, Russel과 Burch는 새로이 연출형을 설정하여 형질발현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실험동물을 컨트롤하는 조건이 아주 까다롭게 제약을 받게 되어 있는 것은 아직까지 미해결로 남아있는 주요한 연구과제(암,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노인병, 수명, 유전적체질, 각종 난치병)가 많은 요인들과 뒤엉켜 발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와 Life science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생체내 기구, 생명기구에 이어지는 제현상의 실험적이 고도 한편으로는 해석적인 연구가 왕성해졌다는 이유 등을 들 수가 있겠다.
실험동물은 과학에서 시약과 같은 정밀도를 요구하는 생명체이다. 고도의 정밀한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실험동물이 유전적으로 컨트롤되어 있어야 하며 질병관리를 착실히 한 동물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실험동물을 화학물질과 같은 시약으로만 생각할 때 우리는 많은 갈등을 겪게 된다. 즉, 실험동물을 이용한 동물실험의 우리나라 현실을 살펴보면 그것이 불완전한 계획하에서 실험동물 의학적 기초지식이 없이 안이하게 실시되어 신뢰성이 있는 성적을 얻지 못하고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으며 동물 애호적인 측면에서 볼 때에는 필요없는 고통을 주거나 생명을 빼앗는 비윤리적 실험이 적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다. 동물실험을 계획하고 실시할 때에는 과학적으로는 물론이고, animal welfare의 관점에서도 적절한 동물실험을 행할 필요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실험동물과 동물실험에 관계된 모든 법규를 숙지, 이해함은 물론, 이러한 법규에 규정되어 있는 일정한 rule에 따라서 실험해 가는 것이 필요 하다. 불편 부당한 동물실험을 피하여 보다 과학적이면서도 윤리적인 동물실험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 선진국들은 오늘날까지 관련법규를 제정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끝으로 우리나라에서 실험동물과 그것을 이용한 동물실험 전반에 걸친 상황을 이대로 내버려두어서는 안된다. 동물애호의 차원이나 동물복지향상면에서 볼 때 선진국의 행로를 뒤따르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동물실험에 무조건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 뿐만 아니라 우선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한 연구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못할 것이며, 설혹 잘 뽑아져 나온 좋은 연구결과라도 선진국의 좋은 연구 논문집에 게재거부를 당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공해배출이 어느 적정수준 이상일 때에는 그 생산품은 수출할 수 없다고 듣고 있는데, 만약에 우리나라가 윤리적 동물실험에 입각한 동물실험 규제를 제도적으로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어떤 신물질을 세계특허를 내려고 해도 접수거부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WTO체제 아래에서 OECD가입을 앞두고 이 문제를 깊이있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