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末世論「일식」의 상징과 태평무 변주
金 榮 泰
"짓" 무용단 창단
김은이는 이대 무용과(75년) 동대학 대학원(78년)을 졸업하고, 75년부터 4년간 국립국악원 무용단원으로 활동했었다.(75년에 일본 NHK 초청 아시아 예능제 참가를 비롯해 76년 홍콩, 대만 예술제, 81년, 94년 미국 전통춤 초청 공연, 2000년 스페인 댄스 페스티발 해외공연을 가졌다)
김은이가 태평무 이수자가 된 해는 94년이었다. 한국춤모임 「짓」이 창단된 해가, 86년이며 「짓」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있다.
부산여자전문대학 전임(79년～81년)을 거쳐 81년부터 동아대 무용과 교수로 있다.
80년 초에 나는 김은이 춤(무산향, 도살풀이, 승무, 태평무)과 만났었다. 김은이 춤 「삼마제(三摩提)」외 「쌍무고」, 「살풀이춤」, 「너의 꽃이 되어」(김춘수 시)를 만난건 국립극장 무대였다.(86년) 국수호와 김기섭(연극배우)이 특별출연했다.
김은이(동아대학교 교수)는 재부 무용가들 중에서도 가장 전통무용적 바탕이 견고한 무용가의 한사람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무대는 그러한 전통무용의 착실한 터전 위에 이루어진 창작무용발표회라는 점에서 남다른 기대를 모은 것이다. 그녀의 특성은 여태껏 주로 전통무용의 수정파적 경향을 띠고 있었고 그 취향은 품격을 갖추면서 재치로우며 은은한 밝음을 발산하는데 있었다. 그래서 이번 공연에서도 예외없이 그러한 특성이 두드러지게 표출되었다.
대체로 민족무용의 작업유형은 재현파 수정파 창조파의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통적무용의 기능적 형식적 발전은 주로 수정파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상례로 되어있다. 또 이러한 유형들이 개성적으로 굳어져 가면 쉽게 변신할 수 없는 관성적 작용을 가지기도 한다. 따라서 이번 공연에서도 그러한 관성적 작용이 눈에 띠게 부각되어 있었다. 아무튼 이번 공연을 통해 남달리 보여준 것은 틀 잡힌 규모와 창작에 임하는 자세의 진지함이었다.
한 공연을 다루는데 일년 이상의 시간을 소비하면서 충분한 훈련을 거친 결과 출연자 전원의 앙상블은 물론 공연 운영이 일사분란하여 정연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규모의 공연과 내용은 능히 어느 국공립단체의 공연도에 필적할만한 중량을 보여준 것이다. 이것은 평소 무용가로서 가진 예술에 대한 집념과 애정과 찬찬한 성품의 발로가 아닐까 한다.
공연 내용을 살피면 제1부「쌍무고」는 「고무」의 재현이지만 그 규모를 확대해서 연행함으로써 엄숙한 서막을 장식했으며, 「살풀이」(김은이 출연)는 고전의 재현에서 원숙하고 유연한 기량과 표현성으로 하여 그 연기가 살아 있었다. 「너의 꽃이 되어」에서는 아름다운 전개는 보였으나 주제 설정에서 상념의 비약으로 다소 표현전달이 혼돈케 했다.
2부 「삼마제」(김은이 안무)는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가장 역점이 두어진 작품이었다. 원광스님의 시를 작품소재로 하여 무용화한 것이다. 미래를 향한 인간의 현실극복에 있어서 제3의 정신적 공간을 하늘, 바다, 산으로 하는 원초적 피사체를 통한 삶의 재구성을 주제로 하였기에 어둠이 주조로 되어있는 이 시의 분위기를 춤에서는 비교적 밝게 해석하고 있었으며 작품전개에서도 상당한 무게를 보여주었다. 다만 여기에서 ‘나’ 의 위상이 분명하게 부각되지 못한 것은 옥의 티였다. 이것은 분명 객관성을 부여하는 연출 부재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한다.
아무튼 이번 공연에서는 창작에 임하는 엄격한 자세라는 점에서 규범적이며 의욕적인 공연이었다. 다만 전통무용의 수정파에서 창조파로의 변신은 거듭되는 창조적 작업의 미적 체험의 축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강이문 「춤」1986년 1월호)
대체로 민족무용의 작업유형은 재현파 수정파 창조파의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통적무용의 기능적 형식적 발전은 주로 수정파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상례로 되어있다. 또 이러한 유형들이 개성적으로 굳어져 가면 쉽게 변신할 수 없는 관성적 작용을 가지기도 한다. 따라서 이번 공연에서도 그러한 관성적 작용이 눈에 띠게 부각되어 있었다. 아무튼 이번 공연을 통해 남달리 보여준 것은 틀 잡힌 규모와 창작에 임하는 자세의 진지함이었다.
한 공연을 다루는데 일년 이상의 시간을 소비하면서 충분한 훈련을 거친 결과 출연자 전원의 앙상블은 물론 공연 운영이 일사분란하여 정연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규모의 공연과 내용은 능히 어느 국공립단체의 공연도에 필적할만한 중량을 보여준 것이다. 이것은 평소 무용가로서 가진 예술에 대한 집념과 애정과 찬찬한 성품의 발로가 아닐까 한다.
공연 내용을 살피면 제1부「쌍무고」는 「고무」의 재현이지만 그 규모를 확대해서 연행함으로써 엄숙한 서막을 장식했으며, 「살풀이」(김은이 출연)는 고전의 재현에서 원숙하고 유연한 기량과 표현성으로 하여 그 연기가 살아 있었다. 「너의 꽃이 되어」에서는 아름다운 전개는 보였으나 주제 설정에서 상념의 비약으로 다소 표현전달이 혼돈케 했다.
2부 「삼마제」(김은이 안무)는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가장 역점이 두어진 작품이었다. 원광스님의 시를 작품소재로 하여 무용화한 것이다. 미래를 향한 인간의 현실극복에 있어서 제3의 정신적 공간을 하늘, 바다, 산으로 하는 원초적 피사체를 통한 삶의 재구성을 주제로 하였기에 어둠이 주조로 되어있는 이 시의 분위기를 춤에서는 비교적 밝게 해석하고 있었으며 작품전개에서도 상당한 무게를 보여주었다. 다만 여기에서 ‘나’ 의 위상이 분명하게 부각되지 못한 것은 옥의 티였다. 이것은 분명 객관성을 부여하는 연출 부재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한다.
아무튼 이번 공연에서는 창작에 임하는 엄격한 자세라는 점에서 규범적이며 의욕적인 공연이었다. 다만 전통무용의 수정파에서 창조파로의 변신은 거듭되는 창조적 작업의 미적 체험의 축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강이문 「춤」1986년 1월호)
전통舞踊바탕 청아한 律動
-김은이교수 부산공연을 보고
27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김은이(동아대 교수)의 무용공연은 그가 지금까지 꾸준히 쌓아온 전통무용을 바탕으로 새롭게 펼친 창작무대란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1부 전통무대에서는 궁중정재인 「쌍무고」로 서막을 장식했고 이어서 한영숙류의 「살풀이춤」독무로 원숙하고 유연한 춤가락을 보였다. 다음 창작공연인 「너의 꽃이 되어」는 현대적인 의상의 일인독백(김기섭?KBS탤런트)과 고유춤의 군무를 대입시켜 듀엣으로 사랑을 표현했으나, 현대와 과거의 접합에 불과한 듯하여 어딘지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삼마제」는 원래 인도어의 음역으로 마음을 한 곳에 모아 번뇌와 망상을 떨친다는 뜻이다. 이 작품의 1장 「하늘」에서는 천상의 꿈을 환상적인 조명과 은은한 선율에다 청아한 무복의 선녀춤으로 나타내 관객을 사로 잡았고, 2장「바다」에서는 1장과는 대조적으로 어두운 삶을 적나나한 병신춤으로써 표현했다. 3장 「산」에서는 고조되는 법고무로 시작하여 불교 의식무인 나비춤, 바라춤 그리고 승무로 인간의 고뇌와 번민을 덜고 풀어주는 해탈의 경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스펙타클한 전통무용에 묻혀 주제의 표출과 메시지 전달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느낌을 주었다.
이번 무대는 김은이의 든든한 전통무용적 바탕이 돋보였고, 지방무용의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준 의욕적인 공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병옥 동아일보 1985년 11월 30일)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삼마제」는 원래 인도어의 음역으로 마음을 한 곳에 모아 번뇌와 망상을 떨친다는 뜻이다. 이 작품의 1장 「하늘」에서는 천상의 꿈을 환상적인 조명과 은은한 선율에다 청아한 무복의 선녀춤으로 나타내 관객을 사로 잡았고, 2장「바다」에서는 1장과는 대조적으로 어두운 삶을 적나나한 병신춤으로써 표현했다. 3장 「산」에서는 고조되는 법고무로 시작하여 불교 의식무인 나비춤, 바라춤 그리고 승무로 인간의 고뇌와 번민을 덜고 풀어주는 해탈의 경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스펙타클한 전통무용에 묻혀 주제의 표출과 메시지 전달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느낌을 주었다.
이번 무대는 김은이의 든든한 전통무용적 바탕이 돋보였고, 지방무용의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준 의욕적인 공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병옥 동아일보 1985년 11월 30일)
김은이의 춤
3월 13일 저녁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려진 김은이(동아대)의 춤은 83년 무형문화재 정기공연 출연에 이은 그의 두 번째 서울 무대이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무용가중 가장 전통적 바탕이 견고한 무용가의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 그는 이날 공연에서 궁중정재인 「쌍무고」와 한영숙류의 「살풀이춤」외에 창작무용인「너의 꽃이 되어」 「삼마제」. (三摩提란 원래 인도어의 음역으로 마음을 한 곳에 모아 번뇌와 망상을 떨친다는 뜻이다) 원광스님의 시를 무용화한 이 작품(음악 이상규)은 부산에서 몇차례 공연되었던 탓인지 출연 무용수들의 호흡이 일치되어 있었고, 작품 자체가 대극장 무대에 맞도록 잘 정돈되어 있었다.
하늘?바다?산의 3장을 거치는 동안 법고무?선녀춤?병신춤?나비춤?덧뵈기춤?승무?바라춤 등 다양한 춤사위를 보여주었으나 군데군데서 한국 창작무용의 고정된 패턴을 벗어나지 못해 지루한 감을 주기도 했다.
아직 졸업생들을 배출하지 못했음에도 이날 출연한 무용과 학생들 기량이 안정되어 부산의 한국무용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음을 느끼게했다.(장광열 「객석」1986년 4월호)]
부산에서 활동하는 무용가중 가장 전통적 바탕이 견고한 무용가의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 그는 이날 공연에서 궁중정재인 「쌍무고」와 한영숙류의 「살풀이춤」외에 창작무용인「너의 꽃이 되어」 「삼마제」. (三摩提란 원래 인도어의 음역으로 마음을 한 곳에 모아 번뇌와 망상을 떨친다는 뜻이다) 원광스님의 시를 무용화한 이 작품(음악 이상규)은 부산에서 몇차례 공연되었던 탓인지 출연 무용수들의 호흡이 일치되어 있었고, 작품 자체가 대극장 무대에 맞도록 잘 정돈되어 있었다.
하늘?바다?산의 3장을 거치는 동안 법고무?선녀춤?병신춤?나비춤?덧뵈기춤?승무?바라춤 등 다양한 춤사위를 보여주었으나 군데군데서 한국 창작무용의 고정된 패턴을 벗어나지 못해 지루한 감을 주기도 했다.
아직 졸업생들을 배출하지 못했음에도 이날 출연한 무용과 학생들 기량이 안정되어 부산의 한국무용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음을 느끼게했다.(장광열 「객석」1986년 4월호)]
「짓」창단공연 창작춤 「얼굴벗기」는 부산에서 보았다. 「짓」연구지는 창단 이후 91년까지 출간되었는데 나는 「짓」표지화를 그렸었다. 「짓」91년 4월호에 김채현, 김태원이 글을 기고했고, 나는 「5주년을 맞는 짓의 위상」이란 글을 썼었다. 「짓」무용단은 예술감독 김은이를 비롯해 부산 산업대(현 경성대) 최인식(작곡) 동아대 김종호(조각) 신 진(시인) 등이 특별회원으로 참여했고 무용평론가 강이문(姜理文)등 좌담회를 갖었다.(참석자 강이문, 문일지, 이영희, 홍민애)
전통춤판은 우리춤의 다양한 춤사위를 익혀 이땅의 춤꾼으로 서고자 하는 작업이며 창작춤판은 우리 주위의 진실된 삶을 우리의 정서와 몸짓으로 창의롭게 표출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이 두 춤판은 「짓」모임이 계속되는 한 지속적으로 행해져야 하는 작업으로 오늘의 전통을 열어가는 향도의 역할을 자청하고자 합니다.
학술연구작업의 일환으로 개최했던 「직업무용단의 성격과 역할」이란 주제의 제2회 「짓」좌담회는 부산유일의 직업무용단이며 무용전공 대학졸업자의 일터인 부산시립무용단이 처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솔직히 노정시켜 봄으로써, 부산무용계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모색해 보고자 마련된 토론의 장이었습니다.
앞으로 「짓」모임은 부산지역 뿐만아니라 한국무용계에서 반드시 논의해야할 제반 사항들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동참할 것입니다.(김은이, ‘오늘의 전통을 열어나가는 짓’ 1989년 「짓」2호)
이 두 춤판은 「짓」모임이 계속되는 한 지속적으로 행해져야 하는 작업으로 오늘의 전통을 열어가는 향도의 역할을 자청하고자 합니다.
학술연구작업의 일환으로 개최했던 「직업무용단의 성격과 역할」이란 주제의 제2회 「짓」좌담회는 부산유일의 직업무용단이며 무용전공 대학졸업자의 일터인 부산시립무용단이 처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솔직히 노정시켜 봄으로써, 부산무용계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모색해 보고자 마련된 토론의 장이었습니다.
앞으로 「짓」모임은 부산지역 뿐만아니라 한국무용계에서 반드시 논의해야할 제반 사항들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동참할 것입니다.(김은이, ‘오늘의 전통을 열어나가는 짓’ 1989년 「짓」2호)
강이문은 「짓」춤판 리뷰를 썼다.
한국춤모임「짓」춤판
86년 동아대 출신 무용인들이 김은이 교수 지도 아래 출범한 이래 대소공연 8회 좌담회 2회 강습회 2회 워크샾 1회 연구지 발간 3회의 실적을 쌓는 등 꾸준한 노력의 연속으로 재부(在釜)대학 출신 한국무용 모임으로서는 단연 선두주자로서의 자리를 착실히 굳혀가고 있다. 그간의 공연을 통해 나타난 것은 여러 가지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외형적인 규모에서 차츰 내밀성 있는 작업경향으로 옮겨가면서 회원 각자의 잠재된 능력 개발에 중점을 두고 늘 신선함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져 가고 있다.
「일회용시대」(배정현 작)는 오늘을 사는 젊은이의 날카로운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형식은 모던댄스의 기법을 인용하고 한명의 남성과 두명의 여성과의 삼각관계 애정유희를 통해서 사고나 관념이 날로 물화(物化)되어 가는 서글픈 인간들의 병든 모습을 아픈 마음으로 고발하고 있다. 이 작품의 상징적 풍경은 조각난 파편들을 주어 이은 두 개의 거울이며 여기에 자조하는 웃음소리 회한의 신음소리등은 표현과 전달에 선명함을 더해주었다.
「짓! 짓! 짓!」(김은희 작)은 깔끔하게 다듬어진 투명한 작품이다. 사실적인 내용은 없지만 한국춤에 대한 애정이 학구적인 실험성에 의해 신선한 감각을 발산했다. 무대안 상수에 작은 계단이 있고 이어져 하수벽에 둥그런 톱니바퀴가 걸려있는 배경 1장에서는 발과 상체와 팔 움직임을 각기 확대하고 서로 다른 움직임의 어울림등 한국춤 기법의 새로운 천착을 시도했고 2장에서는 두사람이 서로 다른 성격의 움직임을 하나로 조화시키기까지의 과정을 깊이있게 다루었으며 3장에서는 세사람의 다른 성격의 춤들이 어울려 서로를 강화하면서 하나의 중심을 향해 변증법적 공간을 형성하였다. 이것은 우리의 전통연희가 이어온 최대의 특성이다. 여기에 정중동의 내재율과 즉흥성을 살리면서 온몸을 던져 추는 엑시타시 속에서 우러나오는 열기와 환상성이 관객을 끌어 들여 일체감을 갖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 작품에서는 춤과 미술과 음악이 혼연일체 조화를 이루었으며 작품에 결정적인 힘으로 가세한 것은 특색있는 음악(김인수, 신혜영, 김대영)이었다.(강이문「춤」1990년 5월호)
「일회용시대」(배정현 작)는 오늘을 사는 젊은이의 날카로운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형식은 모던댄스의 기법을 인용하고 한명의 남성과 두명의 여성과의 삼각관계 애정유희를 통해서 사고나 관념이 날로 물화(物化)되어 가는 서글픈 인간들의 병든 모습을 아픈 마음으로 고발하고 있다. 이 작품의 상징적 풍경은 조각난 파편들을 주어 이은 두 개의 거울이며 여기에 자조하는 웃음소리 회한의 신음소리등은 표현과 전달에 선명함을 더해주었다.
「짓! 짓! 짓!」(김은희 작)은 깔끔하게 다듬어진 투명한 작품이다. 사실적인 내용은 없지만 한국춤에 대한 애정이 학구적인 실험성에 의해 신선한 감각을 발산했다. 무대안 상수에 작은 계단이 있고 이어져 하수벽에 둥그런 톱니바퀴가 걸려있는 배경 1장에서는 발과 상체와 팔 움직임을 각기 확대하고 서로 다른 움직임의 어울림등 한국춤 기법의 새로운 천착을 시도했고 2장에서는 두사람이 서로 다른 성격의 움직임을 하나로 조화시키기까지의 과정을 깊이있게 다루었으며 3장에서는 세사람의 다른 성격의 춤들이 어울려 서로를 강화하면서 하나의 중심을 향해 변증법적 공간을 형성하였다. 이것은 우리의 전통연희가 이어온 최대의 특성이다. 여기에 정중동의 내재율과 즉흥성을 살리면서 온몸을 던져 추는 엑시타시 속에서 우러나오는 열기와 환상성이 관객을 끌어 들여 일체감을 갖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 작품에서는 춤과 미술과 음악이 혼연일체 조화를 이루었으며 작품에 결정적인 힘으로 가세한 것은 특색있는 음악(김인수, 신혜영, 김대영)이었다.(강이문「춤」199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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