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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와 지적 여정 그리고 지역 사회

25년 이상에 걸쳐 경남 지역에 대하여 장기간에 걸쳐 현지 조사를 통하여 계속 고문서와 고문헌 등을 수합하고 조사 발굴하는 작업을 수행하여 왔다. 고문서 및 구전뿐 아니라 민속, 인류학, 미술사 등 여러 영역에 걸쳐 종합적인 현지조사를 수행하였다.

1983년 이후 경상도의 경주, 동래, 언양, 거제도, 고성, 사천, 밀양, 통영, 곤양, 거제 등지와 전라도의 고창, 흥덕, 영광 등지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조사하여 왔다. 이 중에서도 동래와 언양, 사천, 곤양, 거제, 안동, 상주 등은 체계적인 조사를 통하여 이 지역 고문서 자료 등을 집중-정리한 고문서연구집성을 계속 출간하는 등 지역사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지표를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동아대학교 석당학술원의 한국학연구소를 통하여 부산경남고문서연구총서를 기획하여 다음과 같은 고문서연구편저를 현재까지 8책을 출간하였으며 계속 작업 중에 있다.

I 『조선후기 동래의 무청선생안과 무임총람』(이훈상 손숙경 편저)

II 『조선후기 곤양의 경주 최씨 향리 가문과 이들의 고문서』(이훈상 유현 편저)

III『조선후기 기장 웅천의 남평 문씨 가문과 이들의 고문서』(손숙경 유현 편저)

IV『조선후기 동래 석대동 하리의 영양 천씨 가문과 이들의 고문서』(손숙경 편저)

V『식민지기 거제군 거제면의 진양 하씨 가문과 이들의 문중 문서』(이훈상 편저)

VI『조선후기 동래의 무임 가문과 이들의 고문서 I』(유현 진상원 편저)

VII『조선후기 기장 백길의 우봉 김씨 鄕班 가문과 고문서』(손숙경 박지현편저)

VIII『조선후기 언양 어음리의 경주 김씨 가문과 이들의 문서』(이훈상 손숙경 편저)

이 중에서도 1983년부터 착수한 동래와 사천 지역에 대한 고문헌 조사연구와 지역사 연구는 이 분야의 중요 모델로서 이 분야의 체계적인 연구의 단서를 열어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어 현재에도 그 후속 작업도 추진 중에 있다.

이렇듯 최근 경남 지역에 대한 조사 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나 이미 오래 전부터 경북과 전북 그리고 전남 지역들에 대한 현지 조사와 고문헌 발굴에도 착수하여 한국사의 새로운 지평을 경험적 연구를 토대로 모색하여 왔다. 이 같은 작업은 현재에도 추진 중이다. 이 중 경북과 전북, 전남 지역은 주로 향리 관계를 고문서 및 구전을 중심으로 조사하였으며, 이 중 상주와 안동의 것은 이미 논저로 출간한 바 있다.

II.

한편 1974년에 경남 사천의 가산오광대의 복원을 주도했으며 그 후 이것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받도록 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하였다. 최근에는 이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논저와 다큐멘터리를 문화재청의 청탁으로 만들었다. 이 분야의 연구도 지속하여 민속학의 중요한 새로운 장을 열어놓는 성과를 계속 내놓았다. 더불어 1974년 이후 사천과의 인연은 지속되어 사천 등지에 대한 연구-조사를 계속하면서 국내 연구자들이 접근할 수 없었던 일본 소장의 경남 사천군 호적대장과 진주 호적대장 등을 국내에 처음 들여와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과정에서 발굴한 곤양 등지의 중요한 고문서 등은 최근 정리-분석하여 편저로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는 울산에 속해 있지만, 언양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 조사 등도 이 지역에 대한 통합적인 연구를 열어놓은 단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III.

더불어 고문서를 비롯한 고문헌과 서지학 그리고 탈춤과 판소리 등 민속 예능에 대한 기여와 더불어 미술사연구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도 논의할 수 있다. 그는 화원과 사자관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더불어 조선후기 지방파견 화원들과 그 제도를 처음 밝혀 이들이 만든 지방의 이미지와 중앙의 헤게모니와의 관계를 논구한 방대한 성과를 밝혀 내었다. 종래 미술사 연구의 경계를 넘는 새로운 미술사의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는 연구 성과는 역사학을 중심으로 미술사, 서지학, 한문학을 비롯하여 민속학, 민속 예능, 그리고 사적 등지를 망라하고 있다.

IV.

그의 첫 저서인 『朝鮮後期의 鄕吏』로서 학술상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일본의 동양학 연구자의 한사람인 미야지마 히로시(宮嶋博史) 교수에 의하여 일본어로 번역되어 나왔다(『朝鮮後期の鄕吏』, 日本: 法政大學 出版部, 2007.3).

V.

서구의 대표적인 한국사 연구자 네 사람 중 하버드 대학의 고 에드워드 와그너, 런던 대학의 마르티나 도이힐러, 그리고 워싱턴 대학의 고 제임스 팔레 교수 등의 대표 저작 등을 번역-출간하여 국내 한국학 연구에게 큰 자극을 주었다.

VI.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훈상은 가산오광대를 복원하였으며, 부산 민주공원의 건립 과정에서 전시 및 경영을 위한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복합문화센터의 개념을 도입하여 단순 기념관이 아닌 종합 문화예술센터로 변환하는 역할을 했는데 이것은 당시 국내에서는 거의 초유의 일이었다.

이어 동아대에 1999년 9월에 문화예술경영아카데미를 개설하여 그 후 3년 동안 운영하면서 지역사회에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 관련자들을 위한 재교육의 장을 만들었는데, 이것은 서울을 제외한 지역사회에서는 첫 시도였다.

1990년 이후에는 부산교회사 연구소(가톨릭)의 개설 이후 기획과 운영에도 참여하였다. 1991년 이후 학술 심포지엄을 조직화하고 각종 형태의 학술 콜러키엄을 150차례 이상 운영하여 학술 연구의 새로운 장을 만들어 왔다.

VII.

나아가 가담학술상을 제정하고 그 운영위원장을 맡았으며, 부산 경남 지역의 인문학 논저 및 번역서를 대상으로 매년 시상하는 이 학술상은 부산 경남 지역의 낙후한 인문학을 고양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해를 거듭 하면서 부산 경남 지역에서 가장 명망 있는 학술상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2009년도에는 “귀로 듣는 인문학‘ 이라는 의제 아래 시민인문강좌를 음악학 연구자들과 함께 기획하여 1년 동안 운영한 바 있다. 음악학과 인문학의 조우를 모색하는 이 새로운 실험은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수행 중인 작업

현재 한국의 조선시대 화원과 사자관, 그리고 양반 출신 서화가들 약 3,700명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도 기획하여 수행하고 있는데, 이것이 완성되면 한국미술사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믿어진다. 이러한 성과를 기초로 쓰인 “조선후기 지방 파견 화원들과 그 제도, 그리고 이들의 지방 형상화”라는 논문은 단순히 논문 한 편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지도와 회화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열어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 논저로서 출간-준비 중에 있다.

또한 판소리 및 탈춤 등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현지 조사를 통하여 관련 고문서 등을 계속 발굴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재조명한 작업을 계속 추진 중인데, 특히 판소리 개작자 신재효와 이를 중심으로 한 논저를 집필 중에 있다. “조선후기 고창의 향리사회와 신재효, 그리고 판소리의 발전”이라는 제명의 저서가 그것이다. 이 일련의 작업들은 견실한 경험적 작업과 이론적 논의를 토대로 popular culture에 대한 오랫동안의 신화와 허상을 해체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